수도권 23만호+α 공급에 청년·실수요자 대출 숨통..베일 벗은 주택 대책

남양주·광주 등 1차 택지 공개…공공택지 착공 기간 31개월 대폭 단축
신혼부부 '1인 소득 7000만원 이하' 추가…4억 이하 비아파트 LTV 80%

 

 

[더구루=김수현 기자] 정부가 수도권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신규 공공택지 10만 가구를 비롯해 23만 가구 이상의 대규모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놨다. 청년과 실수요자의 대출 문턱을 낮추고, 재개발·재건축 이주비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 공급과 대출 전반에 걸친 종합 대책을 가동한다.

 

13일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국무조정실, 재정경제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합동 발표했다.


◇ 신규 공공택지 2.7만 가구 우선 발표…인허가·보상 통합해 '속도전'

 

이번 공급 대책의 핵심은 수도권 대상 대규모 추가 공급과 인허가·보상 절차 단축을 통한 '공급 속도전'이다.

 

정부는 서울 강서지구(1000가구), 경기 남양주 도심지구(2만1700가구)와 경기 광주역세권2지구(4500가구) 등 약 2만7000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1차 공개했다.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연내 7만3000가구 이상의 추가 후보지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신규 택지의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약 31개월 단축하는 패스트트랙 모델을 도입한다. 과거 발표된 서울 노원 태릉골프장, 과천 경마장 부지 등 6만 가구 이상의 도심 부지도 인허가 절차를 병행해 2030년까지 전량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 이주비 대출 한도 확대…PF 자기자본비율 규제 유예

 

공급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금융 지원도 대폭 늘어난다. 정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공적 보증 및 정상화 자금 지원 규모를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α'로 확대한다. 향후 3년간 연평균 28조7000억원의 PF 보증을 공급하며, 특히 공급 가뭄이 우려되는 내년에만 33조원을 집중 투입한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이주비 대출 한도도 늘린다. 오는 31일부터 이주비 대출 기준이 완화돼 기존 집값(종전자산평가액)뿐만 아니라 향후 들어설 신축 아파트의 추정 가치(종후자산평가액) 중 더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의 조합원당 이주비 대출 한도가 대폭 증대될 전망이다.

 

아울러 주거 사업장에 한해 PF 사업자 자기자본비율 규제(20% 상향) 도입 시기를 2029년까지 한시 유예해 건설업계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 신혼부부 1인 소득 기준 추가해 대출 문턱 완화…갭투자 억제

 

가계대출 관리 체계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로 상향 조정해 약 30조원의 대출 여력을 추가 확보했다. 이를 통해 시장의 '대출 오픈런' 현상을 완화하고, 정비사업 집단대출과 청년·실수요자 자금 지원에 투입한다.

 

정책모기지 이용 시 불이익으로 지목되던 '결혼 페널티'도 개선된다. 신혼부부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신청 시 기존 '부부 합산 소득' 요건 외에 '1인 소득 연 7000만원 이하' 조건을 추가해 단독 명의나 미혼 대비 불이익을 해소한다. 청년층의 4억원 이하 비아파트 매입 시에는 생애최초 LTV 우대(최대 80%) 혜택을 유지한다.

 

다만 투기 차단을 위해 갭투자 목적의 대출 규제는 강화된다. 수도권·규제지역 내 본인이나 배우자가 실거주하지 않는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이 제한되며, 내년부터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현행 80%에서 70%로 낮아진다.

 

한편 정부는 공급 대책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국무총리가 직접 주재하는 '범정부 주택 신속공급 점검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중심의 실무회의와 주택공급 상황판을 가동해 지구별·주간 단위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부처 간 이견이나 절차적 지연 요인을 조기에 조정할 계획이다.


◇ 전문가 "막힌 정비사업 유동성 물꼬…토지보상 협의·가계부채 관리가 과제"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신규 택지 발표보다 기존 사업의 착공을 앞당기는 '공급 속도 혁신'에 방점을 뒀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장 갈등과 금융 부작용 관리의 중요성을 함께 지적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급량 확대보다 공급 속도 혁신에 방점이 찍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주비 대출 LTV 산정방식을 종후자산가액까지 고려해 개선한 점은 정비사업장의 금융 애로를 줄이고 착공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정비사업 기대감으로 서울·수도권 주요 집값에 상승 압력이 작용하고, 가계대출 목표 상향으로 부채 증가 여력이 커진 점은 유의해야 한다"며 "대책 성패는 인허가·보상·금융 등 현장 갈등을 얼마나 신속히 해결하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공공택지 착공 모델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시된 단축 기간이 상당한 만큼 전체 사업장에 일반화하기보다는 일부 적용 가능한 사업장들을 중심으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주민 반발이 큰 곳은 동의율 요건 완화가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사업시설 이전이 얽힌 대상지도 추이를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출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결혼 페널티와 정책대출 소득 요건 개편 등 실수요자 대출 접근성을 높인 주거 사다리 강화는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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