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도 세무 당국과의 이전가격 세금 분쟁에서 인도 소득세 항소심판원(ITAT) 단계에서 승소했다. ITAT가 과세당국의 항소를 기각하고 1억3426만1738루피(약 20억원)의 이전가격 조정을 삭제한 기존 결정을 유지하면서다. 특히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를 재판매가격법(RPM)의 검증대상기업(Tested Party)으로 선정한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을 받아내면서, 향후 유사한 글로벌 계열사 간 거래의 이전가격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4일 ITAT 델리 벤치(사트비어 싱 고다라 사법위원·마니쉬 아가르왈 회계위원)에 따르면 '사건번호 ITA No.2430/Del/2022' 판결에서 ITAT는 인도 세무당국 산하 이전가격조정관(TPO)이 과거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법인에 제안한 약 20억원 규모의 이전가격 조정을 삭제한 1심 행정심판 기관인 소득세심판청(CIT(A))의 결정을 유지했다.
이번 분쟁은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법인이 포스코로부터 철강 슬래브와 열연코일을 조달해 제3자에게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해당 거래는 해상 판매(High Sea Sale) 방식의 백투백(back-to-back) 거래로 이뤄졌다.
ITAT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법인이 직접 재고를 보유하지 않았고, 매입과 판매가 모두 미국 달러(USD)로 진행된 점에 주목했다. 이어 인도법인이 신용장(L/C) 결제 방식을 채택해 재고·시장·대금 회수·운전자본과 관련된 위험이 매우 낮았다고 판단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법인은 정상가격 산정을 위해 재판매가격법(RPM)을 채택하고, 기능적 복잡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포스코를 검증대상기업으로 선정했다. 포스코가 독립된 제3자와 거래한 신뢰할 수 있는 비교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의 비교대상 거래 매출총이익률은 철강 슬래브 0.30%, 열연코일 0.34%로 집계됐고, 인도법인은 이를 바탕으로 각각 105만4076루피(약 1500만원)와 1만3529루피(약 20만원)를 자진 조정해 신고했다.
반면 당시 인도 TPO는 RPM 적용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포스코를 검증대상기업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를 거부했다. 대신 외부 비교기업 14곳을 선정해 중간값 매출총이익률 11.30%를 적용한 뒤, 이를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법인의 실제 매출총이익률 4.40%와 비교해 총 약 20억원의 이전가격 조정을 제안했었다.
그러나 ITAT는 과세당국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포스코가 이번 거래에서 가장 복잡성이 낮은 기업이고 신뢰할 수 있는 비교 데이터가 확보된 만큼 검증대상기업 선정 원칙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특히 포스코의 마진은 단순한 관계사 내부 거래에서 발생한 마진이 아니라 독립 제3자와의 실제 거래에서 도출된 수치인 만큼, 인도 소득세 규칙(Rule 10B(1)(b))에 따른 비교가능 독립거래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세무당국이 제기한 부수적인 쟁점들도 모두 배척됐다. 매입과 매출이 모두 달러인 백투백 거래 특성상 달러-루피 환율 변동은 이전가격 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또한 단일 송장을 활용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Rule 10B(1)(b)가 하나의 비교가능 독립거래 또는 복수의 거래를 활용하는 것을 모두 허용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TPO가 비교 기준으로 삼은 기업들은 대부분 제조업을 영위하는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법인과 포스코는 해당 거래에서 제조활동을 전혀 수행하지 않고 상품을 매입해 재판매하는 거래를 수행했다는 점을 짚었다. 제조 기능이 없는 상품 재판매 거래에 제조업체를 비교기업으로 삼는 것은 기능·자산·위험(FAR) 분석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ITAT는 앞서 CIT(A)가 세무당국의 비교기업 선정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결정에 오류가 없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세무당국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20억원 규모의 이전가격 조정은 삭제된 상태로 유지됐다.
이번 판결은 인도에서 해상 판매 방식으로 이뤄지는 백투백 상품 거래의 경우, 외국 관계사를 검증대상기업으로 삼고 해당 관계사가 독립 제3자와 수행한 유사 거래 마진을 비교 기준으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향후 유사한 이전가격 분쟁에서 참고할 만한 판단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