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사전 조율 내용과 최종 합의문의 차이로 결렬됐다. 미국이 20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도 보복을 예고했다.
23일(현지시간) 마크 위즈먼 주미 캐나다 대사는 “최종 합의문의 세부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위즈먼 대사는 “우리가 합의했다고 이해한 내용과 실제 문서에 담긴 내용이 상당히 달랐다”며 “이런 일이 한두 번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됐고 모든 조건이 캐나다에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협상을 주택 매매에 비유하며 “구두로 주택 거래에 합의한 뒤 가전제품과 난방시설 보증, 차고와 마당 등이 계약 대상에서 빠진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주요 쟁점은 중·대형 차량의 관세 완화 여부였다. 캐나다는 자국 자동차 조립 산업을 보호하려면 승용차와 소형 트럭뿐 아니라 중·대형 차량도 관세 인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미국 측은 캐나다가 먼저 협상에서 이탈했다는 입장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목재 등에 대한 관세 인하안을 제시했지만 캐나다가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협상안에는 일정 쿼터 내 캐나다산 철강 관세를 25%로 낮추고 초과 물량에는 기존 50%를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알루미늄 관세를 별도 쿼터 없이 25%로 낮추고 승용차 관세 인하, 신규 관세 유예, 목재 관세 철폐 방안도 제시됐다.
미국이 캐나다의 제3국 무역협정 체결 권한을 제한하려 한 점도 쟁점이 됐다. 캐나다는 미국과의 합의가 다른 국가·지역과 자유로운 무역 관계를 구축할 권리를 제약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미국계 스트리밍 서비스에 적용되는 캐나다의 프랑스어 콘텐츠 기준을 둘러싼 갈등도 불거졌다. 미국은 해당 기준을 완화하려 했지만 캐나다는 공식 언어와 문화 보호에 관한 문제라며 맞섰다. 위즈먼 대사는 “퀘벡을 비롯한 캐나다 내 프랑스어 보호·확대는 협상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은 협상 결렬 이후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적용했다. 이에 대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오는 9월 8일부터 보복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며, 미국도 “캐나다가 대응에 나설 경우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캐나다 달러는 24일 아시아 외환시장 개장 이후 최대 0.5% 하락했다. 지난 17~21일 기록한 0.8%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