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와 국내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 기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고비용 데이터센터용 칩을 대체할 맞춤형 엣지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내놓으며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양사의 공정·설계 기술 결합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계의 개발 원가 부담을 덜어내는 한편 성장하는 온디바이스 AI 하드웨어 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26일 오픈엣지테크놀로지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3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학술행사 '핫칩스 2026'에서 삼성 파운드리 8나노미터(nm) 공정과 자체 저전력 고속 메모리 기술을 결합한 백서를 발간했다. 첨단 미세 공정 진입이 어려운 신생 기업들이 안정적인 수율의 삼성 8나노 공정에 자사 LPDDR5X(LP5X) IP를 적용해 효율적인 '엣지 AI' 칩을 설계하는 해법을 제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기반 칩은 전력 소모와 원가 장벽이 높아 스마트폰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엣지 기기에 도입하기 어렵다. 대안으로 떠오른 LP5X는 주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쓰이던 규격으로, 무겁고 비싼 HBM을 대신해 적은 전력으로도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장점을 갖췄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LP5X 메모리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산 장치와 데이터 통로를 하나로 묶는 독자적인 통합 설계를 플랫폼에 적용했다. AI 연산 성능이 뛰어나도 데이터를 주고받는 대역폭이 좁으면 시스템 전체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간 뇌 신경망을 모방한 신경망처리장치(NPU)와 LP5X 기반 메모리 서브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칩 내부의 데이터 고속도로를 뚫어냈다.
양사는 지난 2018년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삼성전자 파운드리 에코시스템(SAFE) 파트너사로 합류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14나노·5나노(SF5A) 공정 핵심 IP 실리콘 검증을 공동으로 완수하는 등 긴밀하게 기술을 교류해 왔다. 파운드리 공정 위에서 즉각 구동할 수 있는 검증된 설계도를 늘려가며 반도체 설계부터 양산까지 직결되는 동맹을 다지고 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삼성종합기술원과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등에서 반도체 설계를 주도했던 이성현 대표가 지난 2017년 설립한 회사다. 지난 2022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한국, 캐나다, 미국, 일본 등에 연구개발(R&D) 거점을 구축하고 글로벌 티어1 고객사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오픈엣지 관계자는 "AI 스타트업과 팹리스에 필요한 것은 데이터센터용 칩의 단순 축소판이 아닌 엣지 환경에 특화된 플랫폼"이라며 "삼성 8나노와 LP5X 조합은 성능과 전력, 비용 삼박자를 갖춘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