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에 매물이 빠르게 쌓여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을 앞두고 매물이 쏟아졌던 지난 5월 초 이후 만 4개월 만에 매물 건수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보유세 부담을 덜려는 고령 은퇴자 중심의 급매물이 늘면서 강남권 고가 단지에서 수억 원 씩 낮아진 가격에 매매가 되고 있다.
2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총 6만7113건으로 집계됐다.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3일(6만409건)과 비교해 23일 만에 6704건(약 11%) 늘었다. 지난 5월 9일(6만8495건) 이후 약 만 4개월 만에 최대 수치다.
호가도 뚝 떨어졌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 41평형은 기존 호가보다 4억원 낮춘 44억원 선에서 거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개편안 발표 이후 보유세 부담을 크게 느끼는 고령 은퇴자들을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매물이 일부 나오고 있다"며 "다만 법안 통과 여부를 지켜보려는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와 맞물려 처분이 시급해진 단지에서는 가격 하락 폭이 한층 더 두드러졌다. 반포동 신반포2차 25평형은 개편안 발표 전 호가가 50억원에 달했으나 최근 8억원가량 떨어진 42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다음달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위한 총회를 앞두고 '10년 보유·5년 거주' 등 상시 양도 예외 요건을 채우지 못한 집주인들이 조합원 지위 양도가 묶이기 전 서둘러 급매 처분에 나선 영향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사업시행인가 신청 전까지 팔아야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매도자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다만 매도 문의에 비해 실제 매수세는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업계는 세제개편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 세부 수정안이 윤곽을 드러내기 전까지 매물 증가와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도자들의 급매 출현에도 불구하고 매수자들의 짙은 관망세가 이어지며 거래 정체 국면은 최소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