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 국유재산부 수장을 만나 현지 배터리 사업 협력 방안을 다졌다. 폴란드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및 에너지 전환 사업을 앞두고 기술 이전과 자국 산업 역량 강화를 강력히 주문하고 나선 가운데, 양측이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가다.
27일 폴란드 국유재산부에 따르면 보이치에흐 발춘(Wojciech Balczun) 국유재산부 장관은 전날 한국에서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들과 만나 폴란드의 첨단 기술 및 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만남에는 바르토시 비시니에프스키(Bartosz Wiśniewski) 주한 폴란드 대사도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발춘 장관은 폴란드가 한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매우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이 폴란드의 현대적인 기술과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폴란드가 최근 선진국 시장 그룹으로 진입하며 높은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유망한 협력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폴란드 정부는 해외 투자 유치 과정에서 이른바 '로컬 콘텐츠(Local Content)' 전략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외 기업의 투자가 단순한 자본 유입에 그치지 않고 현지 기술 역량과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다. 발춘 장관 역시 기술 이전과 연계된 투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협력 기조는 폴란드가 최근 각료회의에서 승인된 신국가에너지기후계획(KPEiK)을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시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폴란드는 오는 2030년까지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51.6~53.2%까지 높일 계획이다. 폴란드 정부는 앞서 향후 10년간 에너지·인프라·송전망·발전소 등에 약 1조 즈워티(약 372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공급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 구축이 현지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지난해 3월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국영전력공사(PGE)와 약 981MWh 규모의 자르노비에츠(Żarnowiec) ESS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한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한편, 컨테이너형 배터리 시스템과 EPC를 포함한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9월 착공했으며 지난 4월부터 배터리 관련 주요 설비의 현장 반입이 시작되는 등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처럼 현지 에너지 전환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은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 법인은 폴란드의 대표적인 해외 투자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6년 투자를 시작한 브로츠와프 공장은 약 100만㎡ 규모로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으로 도약했다. 현재 생산능력은 80GWh이며 90GWh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약 7000명이 근무하며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현지 진출 K-배터리 업계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영 환경 개선과 원가 경쟁력 확보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폴란드 한국비즈니스 연합회(KBC Poland) 정책 백서'에 따르면,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은 폴란드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집약산업 지원 법률'의 지원 대상에 배터리 산업을 포함해 줄 것을 지속해서 건의해 왔다. 앞서 지난 2월 KBC Poland가 폴란드 의회 에너지·기후·국유자산위원회에 배터리 산업 지원 대상 확대를 건의한 데 이어, 이번 장관과의 회동을 계기로 향후 산업용 전기요금을 비롯한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 논의가 한층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한편 한국은 폴란드의 최대 비유럽 외국인 투자국으로 꼽힌다. 폴란드 투자무역청(PAIH)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이후 PAIH가 지원한 한국 기업의 폴란드 투자 프로젝트는 74건으로, 총 투자 규모는 78억 유로(약 12조 5000억원)에 달한다. 주요 투자 기업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SK하이테크배터리폴란드 △SK넥실리스 △삼성전자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