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미국 정부가 저가 태양광 제품 유입을 막기 위해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셀·모듈 등 수입제품에 최저수입가격과 최대 15% 관세를 도입한다. 한국산 제품도 규제 대상에 포함돼 국내 태양광 기업의 대미 수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9일 코트라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셀·모듈 등 관련 제품에 최저수입가격을 도입하는 포고문에 지난 6일 서명했다"고 밝혔다. 포고문에는 실리콘으로 만든 잉곳·웨이퍼 등 파생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당 조치는 오는 12월 4일부터 시행된다.
품목별 최저수입가격은 폴리실리콘이 kg당 21달러, 잉곳·웨이퍼가 kg당 100달러다. 태양전지는 와트(W)당 0.22달러, 태양광 모듈은 W당 0.38달러로 정해졌다. 원료 폴리실리콘은 15% 종가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국산 잉곳·웨이퍼와 태양전지, 태양광 모듈도 적용 대상이며 기존 일반관세와 추가 관세를 합한 세율이 15%가 되도록 조정된다. 최저수입가격 제도는 별도로 적용돼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기본관세가 면제되는 제품도 적용 여부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수입가격이 최저수입가격보다 낮으면 차액만큼 종량관세가 추가된다. 예를 들어 태양광 모듈을 W당 0.30달러에 수입하면 기준가격인 0.38달러와의 차액인 W당 0.08달러가 종량관세로 부과되고 별도로 15% 종가관세가 적용된다.
가격 증빙 의무도 강화된다. 수입자는 통관 과정에서 수입 신고가격과 미국 내 최초 독립거래가격이 최저수입가격 이상이라는 사실을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입증해야 한다.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품목별 최저수입가격 전액에 해당하는 종량관세가 부과될 수 있으며 중대한 오류나 인증 의무 위반 시 해당 수입자와 계열사의 관련 제품 수입이 영구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
미국이 이렇게 규제를 강화한 것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저가 제품 유입이 늘면서 자국 내 생산기반이 약화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량은 2020년 이후 270% 이상 증가한 반면 미국의 생산 비중은 2005년 약 50%에서 2024년 2% 미만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세계 반도체 웨이퍼 제조능력 비중도 1990년 37%에서 2024년 10%로 낮아졌다.
미국 정부는 폴리실리콘이 태양광뿐 아니라 반도체와 방위산업, AI 산업에도 활용되는 만큼 자국 생산기반 확보가 국가안보와 직결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종료된 태양전지·모듈 세이프가드를 대체하면서 규제 범위를 폴리실리콘부터 잉곳, 웨이퍼, 태양전지, 모듈까지 공급망 전반으로 확대했다.
미국 내 생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관세 혜택도 마련됐다. 미국에서 폴리실리콘과 잉곳, 웨이퍼 또는 태양전지 생산시설을 신설하거나 증설하는 기업이 상무부의 현지생산 계획 승인을 받으면 투자 규모에 상응하는 생산설비와 관련 제품을 추가 관세 없이 수입할 수 있다. 태양광 모듈 생산시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코트라는 "국내 기업들이 수출 제품의 미국 품목분류번호와 최저수입가격 충족 여부, 15% 관세 적용 여부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입 신고가격과 미국 내 판매가격을 입증할 자료를 준비하고 폴리실리콘 원산지와 공급 경로, 기존 반덤핑·상계관세와의 중첩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를 추진하는 기업은 현지생산 계획을 통한 관세 혜택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