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의 시험 생산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선두권과의 기술 격차는 존재하지만, 미국의 고강도 기술 제재 속에서도 중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립 목표 달성에 점차 다가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미국 경제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CXMT는 최근 자체 개발한 HBM3E의 '리스크 프로덕션(Risk Production)'에 돌입했다. 리스크 프로덕션은 고객사의 정식 수주를 받기 전, 팹(공장) 자체적으로 공정 완성도와 수율을 검증하고 잠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칩을 시범 제작하는 단계다.
IT전문매체 '테크파워업'은 "CXMT가 현재는 극소량 생산을 통해 기술을 검증하고 있으나, 과거 시험 생산에서 대량 양산 체제로 신속히 전환했던 전례를 고려할 때 수주 내에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CXMT가 개발한 HBM3E의 구체적인 세부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전자산업협회(EIA) 산하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 규격에 따르면 HBM3E는 1024비트(bit) 인터페이스 폭과 핀당 9.2~12.4Gbps(기가비트/초) 전송 속도를 지원하며, 표준 구성의 경우 9.6Gbps 속도를 목표로 설계된다. 최대 대역폭은 초당 1.2TB(테라바이트)에 달하며, 용량은 8단 적층 시 24GB(기가바이트), 12단 적층 시 36GB를 확보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샘플 출하를 시작한 HBM4E와는 2세대 차이가 있는 기술이다. HBM4E는 3E보다 인터페이스 폭이 2배 늘어 2048비트에 달한다. 핀당 전송 속도는 14~16Gbps이며, 최대 대역폭은 2.7배 늘어난 4.1TB다. 용량 역시 12단 적층 시 48GB, 16단 적층 시 최대 64GB까지 구현 가능하며 전력 효율도 40% 이상 대폭 개선됐다.
업계는 CXMT가 기존 메모리 선두 기업들과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의 반도체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핵심 공급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 속도를 바탕으로 내수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넓혀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CXMT는 통상 2년이 소요되는 클린룸 건설을 12개월 만에 완료하는 등 공격적인 설비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허페이와 베이징에 위치한 12인치 팹 2곳에서 각각 월 10만 장씩 총 20만 장의 웨이퍼를 생산 중이며, 올 연말까지 생산능력을 월 35만 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상하와 허페이 신규 생산시설이 가동되면 전체 생산능력은 현재의 3배 수준인 월 60만 장까지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CXMT의 HBM 생산 확대가 범용 D램 시장에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CXMT가 범용 D램 공급량을 늘리며 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하지만 웨이퍼 생산 라인이 HBM으로 전환될 경우 범용 D램 공급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 이는 시장의 공급 부족을 유발해 가격 상승세를 자극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