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한화그룹이 미국 조선·방산 시장 확대를 위해 오스탈(Austal)의 미국 사업부 오스탈USA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인수 가격이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미국 사업의 대규모 적자와 대주주의 전략적 가치 강조가 맞물리면서다. 오스탈USA가 최근 적자를 기록해 단기 실적만 보면 기업가치 평가에 부담 요인이 되지만, 핵심 주주 중 한 곳인 타타랑은 현지 조선소와 정부 계약 등이 지닌 전략적 가치를 매각가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호주 경제·금융 전문 일간지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The Australian Financial Review)에 따르면 한화의 미국 현지법인 한화디펜스USA가 오스탈USA 인수를 위해 최대 12억 달러(약 1조 6400억원) 규모로 제시한 비구속적 인수 제안이 공개된 이후, 지분 19.3%를 보유한 타타랑의 존 하트먼(John Hartman) 최고경영자(CEO)는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하트먼 CEO는 "현재의 지정학적 환경은 오스탈의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다"며 "어떤 입찰이든 오스탈 미국 자산의 전략적 가치를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주주의 이 같은 발언과 별개로, 재무적 실적 면에서는 명확한 난관이 존재한다. 오스탈이 호주 증권거래소(ASX) 공시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오스탈USA는 2026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에 미국 부문 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EBIT)이 2억 280만 호주달러(약 1986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미 해군의 예인·구조·인양함(T-ATS)와 상륙주정(LCU) 등 일부 사업에서 주관 조선소 역할을 맡으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고, 고객 요구사항 변경과 설계 사양 문제까지 겹쳤다. 이후 오스탈이 미국 전쟁부(국방부)에 요청한 '신속한 계약상 구제'가 현재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관련 계약의 회수 가능성을 재평가했고, 이에 따른 손실충당금이 회계상 반영됐다.
패디 그레그(Paddy Gregg) 오스탈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한화는 우리의 모든 계약 상황을 잘 알고 있고, 미국에서 그 내용을 다 안내받았다"고 밝혀, 한화가 이 같은 손실 리스크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전략적 가치에 무게를 두고 인수를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한화는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 인수에 이어 오스탈USA까지 확보할 경우 미 해군 및 해안경비대 사업 경험과 핵잠수함 모듈 생산 역량까지 손에 쥐며 현지 생산 기반을 대폭 확장할 수 있다.
이처럼 한화는 미국 조선·방산 시장에서의 생산 기반 확대를 위해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오스탈USA의 대규모 계약 손실과 향후 비용 회수 가능성은 최종 거래 조건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다. 오스탈 역시 미국 사업 매각 이후 남게 될 호주·아시아 사업의 성장성과 매각 대금이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여기에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부 산하 국방방첩안보국(DCSA), 기업결합 관련 심사 등 미국 규제 절차도 남아 있어 최종 거래 성사까지는 추가 협상과 검토가 필요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