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한화, 70억 달러 美 육군 차세대 자주포 수주 유력…현지화가 최종 승부처"

美 부품 비중 50% 이상 확보·현지 공급망 안착이 관건

 

[더구루=홍성일 기자] 블룸버그가 미국 육군 차세대 차륜형 자주포 도입 사업 수주 경쟁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바이 아메리칸(Buy-American, 미국산 우선 구매)' 장벽을 넘어 실전 배치를 확정짓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 특유의 가격·납기 경쟁력을 유지하는 형태로, 미국 내 공급망을 구축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 육군 기동전술포(Mobile Tactical Cannon, MTC) 프로그램 시제품 공급 계약을 따내며 유력한 최종 계약 후보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정으로 한화가 70억 달러(약 9조5100억원) 규모 본계약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며 "미국과 유럽 방산 기업들이 오랜 기간 독점해 온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결정적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미 육군은 지난달 1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 한화디펜스USA(HDUSA)를 MTC 사업 단독 시제품 공급업체로 선정하고, 'K9MH(K9 Mobile Howitzer)'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6문 공급 계약 규모는 1억30만2961달러(약 1360억원)이며, 추가 12문 옵션을 포함하면 전체 계약액은 2억6290만3274달러(약 3570억원)에 달한다.

 

미 육군은 향후 4년간 K9MH 시제품을 대상으로 엄격한 시험·운용평가를 진행해 작전 적합성을 검증할 방침이다. 평가를 성공적으로 통과해 양산이 확정되면 최대 500문, 사업비 약 1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본계약 체결로 이어진다.

 

K9MH는 기존 궤도형 K9 자주포에 탑재된 155mm 52구경장 'CN98' 주포를 기반으로 개발된 차륜형 자주포다. 완전 자동화 포탑을 적용해 사격 진지 진입부터 방열까지 30초 내에 완료할 수 있으며, 분당 8~9발의 빠른 연사 속도를 자랑한다. 사거리는 표준 장약 기준 40km, 로켓보조탄(RAP) 운용 시 60km 이상에 달한다.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운용 인력을 2~3명으로 최소화할 수 있으며, 특정 차대에 얽매이지 않는 모듈형 설계를 갖춰 미 육군이 요구하는 기동 차량 플랫폼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K9MH가 본계약을 따내기 위해서는 '현지화(Localization)'가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현재 40% 수준인 미국산 부품 비중을 최소 5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화가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에서 현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왔지만, 미국에서는 과정이 더욱 치밀하게 관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공장 건설 과정에서 불거진 이민세관단속국(ICE) 한국인 구금사태를 거론하며 "투자 프로젝트가 얼마나 순식간에 예상치 못한 심각한 암초에 부딪힐 수 있는지 보여주는 선례"라며 "한국 특유의 산업 생태계를 미국 본토에 온전히 이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여실히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한화를 비롯한 한국 방산 기업들은 엄중한 안보 환경 속에서 독보적인 제조 역량과 납기 경쟁력을 갈고닦았다"며 "앞으로의 과제는 워싱턴 정가가 주목한 이러한 고유의 강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생산 역량을 미국 내에 연착륙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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