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로템이 폴란드 K2 전차 현지화 사업의 공급망 확대에 나선다. 한때 파산 위기를 겪었던 폴란드 체스토호바 제철소(Huta Częstochowa)가 K2PL 전차에 사용되는 장갑판 공급망에 합류할 전망이다. K2 전차의 폴란드 현지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는 현대로템이 현지 철강업체를 공급망에 편입시키며 소재 분야까지 현지화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8일 폴란드 매체 가제타 비보르차(Gazeta Wyborcza)에 따르면 체스토호바 제철소는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를 계기로 현대로템과 K2PL 전차용 장갑판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계약이 성사되면 체스토호바 제철소는 K2PL 생산에 필요한 장갑판을 공급하며 폴란드 K2 전차 현지화 사업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체스토호바 제철소는 그동안 교량과 풍력발전 타워, 선박 등에 사용되는 두꺼운 강판을 주로 생산해왔다. 동시에 장갑판과 탄도용 강판 등 방위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이중용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 현지에서는 이 공장의 생산시설이 방산 분야를 뒷받침할 핵심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체스토호바 제철소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심각한 경영난 속에서 소유주가 파산을 신청하며 공장 존립 자체가 위기에 놓였다. 이후 지난 2024년 11월 폴란드 국영기업 벵글로콕스(Węglokoks)가 설립한 법인이 파산관재인으로부터 제철소를 임차했고, 지난해 1월 생산을 재개했다. 이후 지난 5월에는 벵글로콕스와 폴란드 군수재산청(AMW)이 각각 50.1%, 49.9%의 지분을 보유하는 현재의 소유구조가 마련됐으며, 현재는 폴란드의 전략적 기업으로 분류돼 있다.
이번 공급 계약은 폴란드가 추진하는 K2 전차 현지화 사업과 맞물린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현지 방산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K2PL의 현지 생산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 산하 부마르-와벤디(Bumar-Łabędy)와 K2PL 및 구난전차의 현지 생산·정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폴란드는 지난 2022년 현대로템과 K2 전차 1000대 공급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한 이래 실행계약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체결된 2차 실행계약(180대)에 이어, 최근에는 총 210대 규모의 K2PL 전차 및 계열전차를 확보하는 3차 이행계약 실무 협의가 본궤도에 올랐다.
이처럼 폴란드 현지 생산과 물량이 가파르게 확대되는 과정에서, 체스토호바 제철소가 장갑판 공급망에 합류함에 따라 전차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철강 소재의 현지 조달 체계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체스토호바 제철소의 공급망 합류는 파산 위기를 넘기고 회생한 현지 철강기업이 한국산 K2 전차의 핵심 파트너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현대로템 역시 완성차 조립을 넘어 철강 소재와 부품, 정비 등 전후방 산업 전반으로 현지화의 지평을 넓히며 폴란드 내 사업 기반을 한층 더 단단히 다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