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온사이트] 킬러로봇 배치에 전세계 '우려'…미·중은 '마이웨이'

유엔 128개국, 사상 첫 자율무기 규범 합의…'2단계 통제안' 제시
中 시가전용 휴머노이드 실전 배치 속도…美 "뒤처질 수 없어" 개발 지속

 

모니터 속 텍스트와 스마트폰 액정을 벗어난 인공지능(AI)이 마침내 '육체'를 얻어 산업과 일상의 '현장(On-Site)'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껍데기에 불과했던 기계가 고도화된 지능을 얻어 인간과 공존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구루는 로봇의 종류부터 핵심 부품, 기술적 난제, 신제품, 시장 트렌드까지 실체화된(Embodied) AI가 주도하는 거대한 변화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예정이다. -편집자주-

 

[더구루=홍성일 기자]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표적을 설정해 타격하는 자율살상무기체계(LAWS), 이른바 '킬러 로봇'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하지만 글로벌 패권을 다투는 미국과 중국은 군사적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개발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유엔(UN)을 중심으로 통제 논의가 물꼬를 텄지만, 미·중 양국이 AI 전투원 배치를 밀어붙이면서 실효성 있는 제재가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13일 글로벌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정부전문가그룹(GGE) 회의에서 128개국이 킬러 로봇의 핵심 요소를 정의한 공식 보고서 채택에 합의했다.

 

유엔은 인간의 통제가 불가능한 자율무기는 전면 금지하고, 허용 무기 역시 엄격히 통제하는 '2단계 접근법'을 통해 킬러 로봇을 규제할 방침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역시 "기계가 인간을 자율적으로 표적 삼아 공격하는 도덕적 선을 넘어서는 위기에 직면했다"며 규제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국제사회가 킬러로봇의 등장을 우려하는 가운데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전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직속 국방과학기술대학(국방과기대)은 최근 보병과 휴머노이드, 4족 보행 로봇(로봇개), 무인지상차량(UGV)을 결합한 유·무인 복합 도심 시가전 수색·소탕 작전 개념을 수립했다. 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연구실의 로봇 기술을 전투 훈련장으로 신속히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무기화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미국 역시 자율무기 개발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경쟁국들이 자율살상무기를 개발한다면 미국 또한 이를 개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심지어 지침을 통해 '완전한 인간 통제' 대신 지휘관의 '적절한 수준의 판단과 주의'만을 요구하며 규제 문턱을 낮추기도 했다. 미 국방부는 자동화된 정밀 타격이 부수적 피해와 민간인 사상을 줄이고 아군 병력 손실을 방지한다는 인도적 이익을 내세우며 관련 시스템 연구개발(R&D)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2030년까지 AI가 인류 모두를 죽일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전 앤트로픽 연구원의 주장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우리가 멈춰도 중국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킬러 로봇이 존재해야 한다면, 중국의 로봇이 아니라 미국의 로봇이어야 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업계는 결국 국제사회의 규범안이 실질적인 억제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엔 LAWS 규범안은 선언적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며 "강대국들이 더 강력한 무기를 확보해야 한다는 제로섬 게임에 매몰되면서 AI 군비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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