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은 K푸드] 수출 56% 싹쓸이…대상 '종가', 90개국 뚫고 김치로드 확장

작년 9000만 달러…8년 만에 3배 성장
美·中·베트남·폴란드 4대 생산거점 구축
'피클형 백김치·스프레드' 현지화 총력

[더구루=진유진 기자] 대상 '종가(JONGGA)'가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늘려가며 K-푸드 세계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988년 국내 최초로 포장김치 시장을 연 종가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전 세계 90여 개국으로 유통망을 확충했다. 현지 생산 체제 구축과 공격적인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을 토대로 김치 수출의 절반 이상을 홀로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종가는 올해 상반기 국내 전체 김치 수출액 8600만 달러(약 1167억원)의 56%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 1억6441만 달러(약 2232억원) 중에서는 55%를 책임지며 지배력을 입증했다. 지난 2017년 3200만 달러(약 434억원) 수준이던 종가의 해외 매출은 8년 만에 3배가량 불어났다.

 

종가가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낸 결정적 계기는 미국 시장 개척이었다. 지난 202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에 200억원을 투입, 연간 2000t 생산 규모의 현지 김치 공장을 세웠다. 국내 식품기업이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생산기지를 구축한 첫 사례다. 이어 이듬해 미국 식품업체 럭키푸즈를 인수하며 유통망과 추가 생산 기반을 단번에 확보했다.
 

미국 현지 생산·유통 인프라가 안착하면서 수출 지도도 새로 그려졌다. 지난 2023년부터 미국은 전통의 최대 김치 수출국이었던 일본을 제치고 종가의 최대 해외 시장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종가의 미국 수출액 비중은 전체의 34%에 달한다. 현지 대형 메인스트림 유통채널 입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실이다.
 

나아가 대상은 미국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폴란드를 잇는 글로벌 4대 생산 거점을 완성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 2024년 흥옌 제2공장을 설립해 급증하는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폴란드 크라쿠프에 15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30년까지 연간 3000t 이상을 생산하는 합작법인 공장 건립을 진행 중이다.
 

생산 거점 다변화는 원거리 신시장 개척으로 이어졌다. 종가는 4대 거점을 발판 삼아 코트디부아르·케냐 등 아프리카, 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중동, 칠레·페루 등 중남미 지역까지 공급망을 확충했다.
 

해외 사업의 고성장은 실적 개선으로 직결됐다. 대상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2조2756억원, 영업이익 10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6.9% 증가했다. 제조원가 제어와 경영 효율화 외에도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과 신시장 확장을 통한 글로벌 식품 부문 성장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포트폴리오 전략도 주효했다.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서구권 소비자를 겨냥해 피클형 백김치와 ABC(사과·비트·당근) 김치를 선보였다. 빵이나 비스킷에 발라 먹는 스프레드형 김치, 바삭한 식감을 강조한 ‘크런치 바이츠’ 등 제형 자체를 파격적으로 재해석한 신제품으로 주류 소비층을 끌어들였다.
 

글로벌 인증과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로 시장 저변도 넓혔다. 북미·유럽 권역의 식품안전 표준 ‘코셔(Kosher)’ 인증과 무슬림권 유통을 위한 ‘할랄(Halal)’ 인증을 취득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지난 2024년 12월 한국계 미국인 유명 셰프 코리 리와 협업한 프리미엄 ‘산호원 김치’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며 고기능·고품질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김치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종가 김치가 김치의 우수성과 정통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글로벌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 조사 결과 글로벌 김치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69억 달러(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가는 한인 마트 중심에서 메인스트림 유통채널 입점 비중을 확대, 현지 주류 시장 점유율을 늘려간다는 목표다.

 

대상 관계자는 "만두나 라면처럼 단일 식품 브랜드로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K-푸드 메가 브랜드가 나오는 상황에서 김치 역시 전 세계적인 웰빙·발효식품 트렌드와 맞물려 차세대 1조원 브랜드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4대 현지 생산 거점 고도화와 메인스트림 채널 확장을 통해 글로벌 김치 시장 리딩 브랜드로 안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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