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자동차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주요 6개국 시장 판매 순위가 한 계단 내려앉았다. 중국계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베트남 편중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며 아세안 시장 내 입지 회복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2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PwC가 발표한 '아세안-6 자동차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아세안 주요 6개국(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필리핀·싱가포르) 자동차 브랜드 판매 순위에서 1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위에서 한 계단 하락한 수치로, 올해 상반기 해당 권역 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현대차의 지역별 판매 비중은 베트남 편중 현상이 뚜렷했다. 올해 상반기 아세안 주요 6개국에서 현대차가 판매한 차량 중 베트남 비중은 64%에 달했다. 이어 △인도네시아(23%) △필리핀(8%) △태국(4%) △말레이시아(1%) △싱가포르(1%) 순으로 집계됐다.
동남아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아세안 주요 6개국 전체 시장에서 일본계 브랜드의 점유율은 지난 2024년 65%에서 지난해 59%, 올해 상반기 54%로 낮아졌다. 반면 중국계 브랜드의 점유율은 지난 2024년 5%에서 지난해 11%, 올해 상반기 16%로 확대됐다. 중국계 완성차 업체들이 2년 만에 시장 점유율을 3배 이상 끌어올린 셈이다.
전동화(xEV) 시장에서는 중국계 브랜드와 빈패스트(VinFast)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아세안 주요 6개국의 올해 상반기 xEV 판매량은 55만7000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까지 높아졌다. 특히 국가별 xEV 침투율은 △싱가포르 86% △태국 53% △베트남 44% 등으로 나타나 시장별 격차도 컸다. 중국계 브랜드와 빈패스트는 xEV 부문에서 일본·미국·유럽·한국계 전통 완성차 브랜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역시 아세안 전동화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태국 사뭇쁘라깐 공장에서 현지 배터리 전기차(BEV) 생산을 시작했다. 다만 아세안 주요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는 여전히 베트남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안 주요 6개국 자동차 시장 자체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당 권역의 총판매량은 약 176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다. △베트남(31.1%) △인도네시아(15.9%) △태국(15.1%) 등이 성장을 견인했으나, 국가별 성장세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PwC는 아세안 주요 시장의 성장세와 전동화 수준이 국가별로 크게 다른 만큼,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 특성에 맞춘 타깃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대차 역시 특정 국가에 치우친 판매 구조를 넘어 주요 거점에서의 저변을 확대하고, 가속화되는 전동화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