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의 AI 주도권 경쟁이 데이터센터를 실제로 가동할 전력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번지면서 국내 전력기자재 기업들에 새로운 수출 기회가 열리고 있다. 고성능 반도체 확보를 넘어 전력 공급망과 냉각설비가 AI 확장의 핵심 병목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4일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사흘간 미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AI 인프라 써밋 2026'에서는 전력망 확충과 데이터센터 전력체계 재설계, 대규모 냉각이 핵심 과제로 다뤄졌다. 기업들의 관심이 'GPU를 얼마나 확보·설치할 것인가'에서 '확보한 전력으로 얼마나 많은 AI 연산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I 클라우드 기업 람다는 서버 전력 배분 방식을 개선해 동일한 전력 한도에서 AI가 생성하는 답변의 양인 '토큰 처리량'을 24% 늘린 사례를 밝혔다. 또 엔비디아의 Eos 데이터센터는 지역 전력회사의 요청에 따라 급하지 않은 작업 시간을 조정해 소비전력을 4MW에서 3MW로 25% 낮춘 사례를 공유했다.
미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분석을 보면 미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3년 176TWh에서 2030년 649TWh로 급증해 전체 전력 소비의 11.8%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력망 확충과 변압기, 배전반, 냉각설비 등 기자재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국내 한 관련업체는 미 제품 안전 규격인 UL 인증을 300여 건 확보하고 현지 대응력을 앞세워 북미 빅테크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배전반과 변압기를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기술력 외에도 △안전인증 △벤더 승인 △현지 대응체계 △실증 데이터 △트랙 레코드 등 5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설계 단계부터 미국 안전기준을 확인해야 재설계와 납기 지연을 막을 수 있고 현지 협력사를 통한 사후 서비스 체계 구축도 필수적이다.
또 지역 주민 반발이나 인허가 지연으로 발주가 늦어질 수 있는 만큼, 계약 추진 시 전력 공급 일정과 대금 지급 조건을 사전에 협의하는 리스크 관리 전략도 요구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제품 개발 비용뿐만 아니라 인증과 벤더 승인, 현지 서비스, 실증에 드는 신뢰 확보 비용을 사업계획 초기부터 반영하고 목표 고객의 요구 조건을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