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俄서 상표권 재등록…3년 만에 재진출 만지작

의류 넘어 위생용품·플랫폼 등 16개 분류 권리 확보
철수 후 IP 방어막 구축에 무게…실제 재개는 미지수

[더구루=진유진 기자] 유니클로 운영사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러시아에서 대규모 상표권 등록을 마치며 현지 시장 재진출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지 3년 만에 이뤄진 대대적인 상표 재등록을 두고 현지 사업 재개를 위한 사전 정비라는 관측과 브랜드 무단 도용을 막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는 해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4일 러시아 특허청에 따르면 패스트리테일링은 자사 주요 상표권에 대한 등록 절차를 완료했다. 국제상품·서비스분류(NICE) 기준 총 16개류에 달하는 권리를 확보한 것으로, 이번 독점권은 오는 2035년 8월 31일까지 유지된다.

 

눈에 띄는 대목은 권리 범위다. 기존 주력 품목인 의류와 신발, 패션 액세서리뿐만 아니라 위생용품, 과학기기, 보석류, 시계, 인쇄물 등 다방면의 상품군을 대거 포함시켰다. 여기에 부동산 관련 서비스와 재료 가공, 오락 행사 기획, 소셜미디어(SNS) 영역까지 상표권을 등록하며 권리 범위를 대폭 넓혔다.

 

패스트리테일링의 러시아 상표권 재정비 작업은 올 들어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지난 2월 △에어센스(AirSense) △블록테크(Blocktech) △퍼펙트 블랙(Perfect Black) △피스 포 올(Peace for all) 등 4개 핵심 브랜드 상표를 러시아 당국에 등록한 바 있다.

 

업계에선 패스트리테일링이 현지 영업 재개를 염두에 두고 다각도로 물밑작업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다. 유니클로는 지난 2022년 3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현지 영업을 중단했고, 매장 효율화를 거쳐 이듬해 8월 모든 점포의 임대 계약을 종료하며 공식 철수했다. 오프라인 거점이 전무한 상황에서 16개 분야에 걸쳐 상표권을 대대적으로 갱신한 점은 향후 사업 재개 가능성을 열어둔 행보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단순 지식재산권(IP) 방어막 구축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떠난 러시아 시장에서 현지 기업들이 해외 유명 브랜드를 무단 도용하거나 유사 상표를 기습 출원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자칫 상표권을 방치했다가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리스크를 막기 위해 법적 권리를 오는 2035년까지 장기 확보해 둔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러시아 당국 역시 이러한 상표권 갱신 행보를 영업 재개보다는 브랜드 보호용 조치로 규정하는 분위기다. 

 

유리 주보프 러시아 특허청장은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위조품 유통을 막고 상표권을 보호하기 위해 등록과 권리 갱신에 힘쓰고 있다"며 "위조품을 오리지널 제품인 것처럼 위장해 판매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일 뿐, 상표 등록이 곧 러시아 시장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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