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심화하면서 주요국 국채 수익률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견조한 경기, AI 투자 확대가 금리 상승 전망을 키우며 채권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1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5.34%까지 상승해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5.26% 안팎으로 내려왔다.
지난 3분기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약 0.87%포인트 올라 9월 말 5.29%를 기록했다. 분기 상승폭은 1994년 이후 가장 컸다.
유럽에서도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다. 영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6%를 넘어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은 금리가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영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했다. 프랑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에 근접하며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프랑스와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 격차는 약 1.33%포인트까지 벌어져 2012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프랑스 정부가 재정지출을 줄이는 내년 예산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의회 통과 불확실성과 재정 건전성 우려가 국채 매도세를 키웠다. 프랑스의 국가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가격도 201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정부와 기업,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1년간 선진국이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채에 지급한 이자 비용이 3조3000억 달러(약 4475조원)를 넘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 세계 국방 지출 3조1000억 달러(약 4200조원)를 웃도는 것은 물론 AI 투자액 2조6000억 달러(약 3530조원), 청정에너지 지출 2조3000억 달러(약 3200조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글로벌 국채 수익률 상승의 배경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AI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도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규모 시설 투자로 자금 수요가 늘면서 자본 조달 경쟁이 심해졌고 경제 성장 기대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 수준도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중반까지 최소 세 차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내년 중반까지 0.25%포인트씩 세 차례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