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일본이 한국과 중국을 견재해 설립하는 '공룡조선소' 탄생이 또 지연된다. 두 차례 출범일이 미뤄지다보니 연내 설립 불투명 주장까지 제기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1위 조선소 이마바리조선소와 2위 조선소인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가 경쟁력 강화 목적으로 추진한 '니혼조선소(Nihon shipyard, 일본조선)'을 출범이 또 다시 연기된다.
애초 출범일을 10월 1일자로 계획했다가 공정 경쟁당국의 합병 심사가 늦어져 승인을 받지 못해 출범 일자를 11월 1일로 잡았는데 12월로 또 다시 미룬 것이다. <본보 2020년 9월 26일 참고 日, 세계 3위 '공룡조선소' 탄생 미뤄진다…합작사 출범 지연>
합작조선소 출범이 재차 연기된 건 경쟁당국 합병 심사가 늦어져서다. 일본 조선업계 측에서는 양사의 합산 건조량 세계 점유율이 선종 모두 과점 기준을 넘어서지 않아 무난히 승인을 받아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유럽연합(EU)과 중국의 심사 지연으로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합작사 출범 설립안을 승인 받은 건 일본과 대만 공정 경쟁당국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도 있다. 전염병 발발로 지난 3월 합의한 합작사 설립 논의 등에 차질을 빚으면서 설립이 늦어졌다.
합작사인 니혼 조선소는 이마바리조선과 JMU의 △설계 △생산계획 △홍보 △자재 조달 △연구개발 △선박 건조 등 생산의 모든 부문을 통합한다. 이마바리조선이 합작사 지분 51%를, JMU가 49%를 각각 보유한다.
일본이 합작조선소를 설립한 건 한국과 중국 조선 경쟁력을 의식해서다. 한국과 중국 등 조선업 생산비용이 저렴한 라이벌과 경쟁을 지속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합작조선소를 출범한 것이다. 또한 한국과 중국 모두 자국 조선소 합병을 서두르고 있어 합작조선소 설립을 서두른 이유도 있다.
한편, 일본 조선업계는 수주잔량이 급격히 줄어들자 위기 극복 방안으로 업체 간 통합(consolidation) 작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업체 간 완전한 인수·합병보다는 국내외 동맹(alliance) 네트워크를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미쓰이 E&S조선 산하 지바(Chiba) 조선과 타마노 사업소 수주잔량이 2021년 중반 이후 일감 절벽이 우려되자 미쓰이 E&S조선은 쯔네이시(Tsuneishi) 조선과 자본제휴 협의를 진행중이다. 미쓰이 E&S조선은 또 지난해 중국 최대 민영조선소 '장수뉴양즈장'(Jiangsu New YZJ)와 제휴를 발표하며 합작조선소인 '양지-미쓰이 조선소(Yangzi-Mitsui Shipbuilding)'를 설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