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고용 문제…엔비디아, ARM 인수 파열음

2016년 대비 ARM 직원 수 두 배 확대 계약 서명 거부
엔비디아 "비용 무시 못해…적합한 인재 찾기 어려워"

 

[더구루=오소영 기자]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회사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ARM 인수 이후 일정 이상의 고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퀄컴 등 업계의 반발에 이어 고용 문제가 대두되며 양사 통합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ARM 인수 후 채용 문제에 관한 계약 서명을 거부했다. 해당 계약에는 ARM을 인수한 대가로 직원 수를 2016년 대비 2배 늘리는 방안이 담겼다.

 

엔비디아는 고용 목표를 달성하기 버겁다는 입장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비용이 한두 푼도 아니고 우리가 원하는 인재를 영국에서 데려오고 영국에 투자하는 일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있는 만큼의 아인슈타인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목표치를 두지 않고 엔비디아에 적합한 인재가 있다면 뽑겠다는 의미다.

 

엔비디아가 법적 구속력 있는 고용 약속은 어렵다고 밝히며 난관이 지속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일자리 창출 노력 부족을 근거로 양사의 인수합병을 반대할 수 있어서다.

 

앞서 퀄컴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영국의 경쟁시장청(CMA),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 등에 엔비디아의 인수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 엔비디아가 ARM 기술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면서 다른 업체들이 ARM의 지적재산을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모바일 반도체 시장을 엔비디아가 장악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의 업체들도 엔비디아의 인수에 반감을 나타냈다.

 

업계의 반발로 각국은 조사에 나섰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올해 말부터 정식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과 중국, 미국 규제 당국도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기로 하면서 승인 절차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업계는 최소 18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작년 9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 달러(약 45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ARM은 애플과 퀄컴, 삼성전자 등에 반도체 기본 설계도를 만들어 팔고 사용료(로열티)를 받는 회사다. 이들은 ARM 설계를 기반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생산한다. 전 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설계의 90%가 ARM의 기술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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