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글로벌 딜러 계약조건 손 본다…'디지털 전환' 선제적 대응

독일 딜러협의회 재계약 시작, 글로벌 전역으로 확대

 

[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독일을 시작으로 글로벌 딜러 계약서를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롭게 변경한다. 디지털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다만 신규 내용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현지 딜러사들과의 이해 충돌이 우려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독일판매법인은 지난 1일부터 2년간 단계적으로 현지 딜러 414개사와의 체결한 기존 파트너십 계약을 모두 종료하고 12개 딜러사를 제외한 나머지 402개 딜러사와 새로 변경한 내용을 토대로 파트너십 계약을 새롭게 체결할 계획이다.

 

앞서 기아는 지난 2013년부터 현지 딜러사들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뒤 최근까지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을 이어왔다.

 

일단 같은달 4차례 간담회를 통해 이들 딜러사와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조율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서신은 지난주 이미 딜러사들에 전달했다. 토마스 쥬렌(Thomas Djuren) 독일판매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서신을 통해 "고정 마진 비율을 줄이는 대신 보너스 비율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했다"며 "기본적인 보수 수준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기존 파트너십 계약 내용은 구식이라는 점에서 시장 변화에 뒤쳐지는 것은 물론 변화하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에 대응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판매 등 시대적 변화에 따른 계약 내용은 일부 변경되지만 딜러사의 독립성은 지속해서 보장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쥬렌 COO는 "고객과의 첫 번째 접점을 이루는 딜러사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따로 직영 매장을 늘리지 않고 대리점들과의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기로 했다"며 "직영 매장이 판매 채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기적으로 10% 미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지 딜러 협회는 기아의 일방적인 통보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별도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발표해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것. 이미 계약서 변경과 관련 회의를 두 차례 진행했지만 진전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기아는 2021년 9월과 지난 7일 두 차례에 거쳐 현지 딜러 협회와 계약서 변경 관련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마커스 웰러(Marcus Weller) 기아 현지 딜러 협회 임원은 "기본적으로 시장 변화에 따른 계약서 변경은 이해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변경 절차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힘들다"며 "현재까지 진행된 어떤 회의에서도 협회의 목소리가 반영된 적은 없었고 가장 최근 열린 회의에서도 월말까지 해지와 새 계약 중 선택하라는 식이었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독일을 시작으로 글로벌 딜러 계약서를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롭게 변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독일 딜러 협회와의 갈등 해결을 통해 경험치를 쌓고 향후 다른 국가에서 발생할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기아는 1분기(1~3월) 독일 시장에서 총 1만630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8% 성장한 수치다. 시장 점유율은 2.6%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준중형 해치백 모델 '씨드'였다. 전년 동기 대비 16.9% 성장한 5851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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