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기아, 국내 생산분 러시아 수출 '플랜B' 가동…OTTS 생산지 '울산·광주공장' 변경

기술표준청에 차량형식승인 생산지 울산·광주 등 국내공장으로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CBU(완전조립) 방식으로 러시아에 수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 공장 폐쇄에 따른 차질을 만회하기 위한 '플랜B'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러시아 연방기술표준청(ROSSTANDART) 등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러시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던 모델에 대한 차량형식승인(OTTS)을 국내 공장으로 변경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현지 공장이 생산 중단됨에 따라 CBU 방식으로 국내에서 생산·수출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분석된다.

 

OTTS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키르키즈스탄 등 유라시아 경제연합 국가에 차량을 판매하기 위한 승인 절차다. OTTS 변경은 해당 차량에 대한 생산지와 상세 정보를 등록하는 것으로 수시로 조정할 수 있다.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현대차·기아 볼륨모델들을 중심으로 OTTS 변경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싼타페'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중형 세단 모델 'G70'의 OTTS가 상트페테르부르크공장에서 국내 울산공장으로 변경됐다. G70 스테이션 왜건도 OTTS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기아의 경우 '셀토스'와 '쏘렌토'의 OTTS 생산지를 아브토토르 칼리니그라드(Avtotor Kaliningrad)에서 광주공장으로 변경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연산 23만대 규모로 그동안 현대차 투싼과 펠리세이드, 기아 스포티지 등을 생산해 현지에 공급하는 현대차·기아의 핵심 해외 생산 거점 중 하나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 3월 가동을 멈췄다. 아브토토르의 경우 연간 30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시설을 보유한 자동차 조립회사로 그동안 이들 모델을 위탁 생산해 왔다. 

 

다만 국내 생산 차량이 러시아로 직수출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OTTS 변경은 국내 생산분에 대한 러시아 수출을 염두한 사전 조치"이라며 "다만 실제 수출까지 이어질 경우 국제 사회의 비판이 예상, 실행 여부는 미지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시장은 현대차·기아의 전체 매출 약 5%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15개 협력업체들이 동반 진출한 만큼 현대차 입장에서 다양한 방안을 다각도로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러시아에서의 OTTS 변경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러시아에서 전년 대비 75% 급감한 8754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현지 점유율 2위를 기록한 기아는 전년 대비 76% 감소한 4604대를 판매했었다. 현대차의 경우 4150대(-7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의 판매실적은 156대로 전년 대비 51%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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