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6 호주서 '전기차 로또'…중고차 웃돈 '900만원'

공급 부족으로 프리미엄 8천~1만 호주 달러

 

[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 E-GMP 기반 첫 전용 전기차 'EV6'가 호주 자동차 시장에서 이른바 '로또'로 불리고 있다.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 대비 공급량이 현저히 부족한 탓에 중고차에 신차를 뛰어넘는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것.

 

8일 업계에 따르면 EV6가 호주 중고차 시장에서 공식 판매 가격보다 8000~1만 호주 달러(한화 약 723만~904만 원)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EV6 호주 물량이 중고차 되팔이 전문 딜러들에게 넘어간 영향이다. 애꿎은 실수요 고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이들은 공급망 차질 문제로 전기차 인도 기간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시드니 동부 해안가에서 EV6를 구매한 뒤 서부에 다시 되파는 형식으로 웃돈을 챙겼다. 앞서 기아 다목적차량(MPV) 모델 카니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쏘렌토' 등 인기 차종에 대해서도 똑같은 수법을 사용해 차익을 남겼다.

 

다미엔 메레디스(Damien Meredith) 기아 호주판매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EV6 재판매 현상은 고객 인도 지연보다 더 큰 문제"라며 "수요가 감소하면 어느 정도 문제가 완화될 수도 있지만 이는 내연기관에나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특히 EV6의 경우 호주 공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앞서 기아는 올해 호주 시장에 EV6 600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그나마 100대가 추가 확보된 물량이다.

 

문제는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들처럼 정부 차원에서 중고 전기차 재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딜러들을 단속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호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동차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아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공급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공급이 확대되지 않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향후 현지 출시 예정인 EV6 고성능 모델인 'EV6 GT'에 대한 재판매 우려가 커지고 있다. EV6보다 더 높은 재판매 가격 형성으로 실수요 고객들이 또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V6 GT에 이어 출시할 예정인 '디 올 뉴 기아 니로EV'도 같은 현상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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