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더그 듀시 미국 애리조나 주지사가 내달 처음으로 방한해 LG에너지솔루션과 만난다. 인플레이션과 환율 상승 여파로 보류된 원통형 배터리 공장 투자 재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애리조나 주정부에 따르면 듀시 주지사는 내달 초 한국을 방문한다. 산드라 왓슨 애리조나 상무부 최고경영자(CEO)와 대니 세이든 애리조나 상공회의소 회장이 동행한다.
듀시 주지사 일행은 LG에너지솔루션과 회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듀시 주지사가 방문 목적으로 '전기차·배터리·반도체 파트너십'을 언급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총 11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2분기 착공해 2024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고물가·고환율 여파로 투자비가 2조원대 중반으로 늘며 신공장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듀시 주지사는 투자를 촉구하고 지연을 최소화할 지원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리조나 주정부의 적극적인 구애로 LG에너지솔루션이 신공장 건설을 재추진할지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꾸리고 오하이오주(연간 40GWh)와 테네시주(연간 40GWh), 미시간주(연간 50GWh)에 3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4공장 후보지로 인디애나주를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일본 혼다와 미국 합작공장 설립에 합의했다. 44억 달러(약 5조9430억원)를 투입해 40GWh 규모의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미시간주에 독자 공장도 보유하고 있다. 17억 달러(약 2조2960억원)를 투입해 현재 연간 5GWh 규모인 생산능력을 25GWh로 5배 늘린다.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연평균 6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시장은 지난해 64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453GWh로 커질 전망이다.
한편, 듀시 주지사 일행은 30일부터 5일간의 일정으로 대만·한국을 찾는다. 먼저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뿐 아니라 반도체 업계 인사, 대학 관계자 등을 만난다. 대만 파운드리 회사 TSMC의 투자와 협력사 유치를 협의할 것으로 추정된다. TSMC는 2024년 생산 개시를 목표로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약 16조2080억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