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설까 말까…해외진출 10년째 돌다리 두드리는 만년 3위 신세계면세점

'국내 톱3' 가운데 해외 미진출 신세계免 한곳
"입찰 공고 살펴보며 해외 진출 검토하는 중"

 

[더구루=김형수 기자]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면세점 사업에서 만년 3위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정유경 사장이 백화점을 맡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면세점 사업은 정 사장이 이끌고 있다.


면세점에 첫발을 내딛은 2012년 이후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평가는 박하다. 전문가들은 승승장구하는 백화점과 달리 '정유경의 신세계면세점'이 보여줄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면세점 사업의 해외 사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국내 시장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는 식으로 해외 시장 진출은 신중하게 접근하는 행보가 너무 느린 거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들게 할 정도다. 면세점업계 쌍두마차인 롯데와 신라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행보와 사뭇 다르다. 롯데는 오세아니아 사업을 확대했고 신라는 스페인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글로벌 시장 내 영향력 확대에 힘쓰고 있다.


해외 무대 진출은 업계 3위인 신세계면세점이 선두권을 추격하기 위한 필수 카드로 꼽힌다.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 위주의 국내 시장에만 안주해서는 성장의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면서 면세사업을 시작했다. 쟁쟁한 경쟁사를 모두 제치고 롯데와 신라에 이어 면세 3강 구도를 구축했다. 


다만 신세계면세점은 국내에 선택과 집중한 사업에 나서다보니 경기 불황에 매년 직격탄을 맞고 있는 처지다. 실제 국내외 상황 탓에 면세점의 성장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공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모색해온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반면 신세계면세점은 뒷걸음질쳤다. 


현재 롯데는 6개국에서 13개 매장을 운영하는 등 국내 면세점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해외 점포 규모는 가장 크지만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에 몰려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해외엔 아직 없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10여년째 검토만 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시아를 눈여겨보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된 사안은 없다는 게 신세계면세점 측의 공식 입장이다. 해외 사업장이 없는 신세계가 결국 롯데, 신라와 격차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사업 확장을 위해 해외 진출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지만 답보상태다. 

 


국내 시장의 미래에 대한 전망마저 어둡다. 


신세계면세점이 장고에 빠진 사이 중국인 소비자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면세 시장의 성적은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며 중국인의 한국 입국이 어려워지자 국내 면세 시장 매출이 급감했다. 지난 2020년 국내 면세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63% 급감한 15조5052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 기간 다이궁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면세전문매체 무디 데이빗 리포트(The Moodie Davitt Report)'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세계면세점 매출 순위에서 롯데면세점은 2위(40억4600만유로·약 5조3980억원), 신라면세점은 3위(39억6600만유로·약 5조2900억원)를 차지했다. 29억5000만유로(약 3조9350억원)의 매출을 올린 신세계면세점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세계면세점과 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간 매출 격차는 10억유로(약 1조3340억원)가 넘는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해외 공항에서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가 나오면 살펴보면서 해외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면세와 관광 사업이 활발한 동아시아 지역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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