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법원 “넥센타이어 노조 파업 불법 아니다”…넥센측 행정소송 ‘기각’

공장 노조, Ústí nad Labem 지방 법원 판결문 공개
미참여 공장 직원들의 파업 합류 속도 급물살 단초

 

[더구루=윤진웅 기자] 넥센타이어 유럽 생산기지인 체코공장 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현지 법원이 노조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파업이 불법이라며 넷센타이어 측이 제기한 행정소송을 기각했다. 요제프 스트르제둘라 체코 대통령 유력 후보의 파업 지지 선언에 이어 법원 판결까지 더해지면서 파업의 물결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체코 언론 매체 체스케 노비니(ceskenoviny)는 넥센타이어 체코공장 노조 파업 관련 사측이 Ústí nad Labem 지방 법원에 제기한 행정소송이 기각됐다고 1일(현지시간) 로만 두르초(Roman Ďurčo) 체코금속노조(KOVO) 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법부가 사측의 주장과 달리 이번 파업은 불법이 아닌 공장 소속 직원으로써 정당한 권리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두르초 위원장은 "사측은 이번 파업을 불법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의 판결은 달랐다"며 "혹시하는 마음에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두려워할 것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인원은 200여명으로 전체 공장 직원(1100여명)의 약 20% 수준이다.

 

특히 노조는 이번 법원 판결에 따라 시위 강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당성을 확보한 만큼 근무 시간과 근무 외 시간을 가리지 않고 공장 앞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것. Ďurčo 위원장은 "이번 법원 판결로 공장 직원들의 파업 합류 속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며 "무기한 파업이 지속되는 동안 노조 가입률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체코공장 노조 파업 관련 별도 투표 없이 진행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회사 측은 여전히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지방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아직 들은 바가 없어 향후 대응 방안 등에 대해서는 현재로는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 체코공장 노조 무기한 파업 돌입…임금 인상폭  2.3% vs 8.3% 충돌

 

앞서 체코공장 노조는 지난달 31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주황색 조끼를 입은 채로 공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일부 노조원들은 수도 프라하에 위치한 한국대사관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체코 대통령 유력 후보이자 노동운동가 요제프 스트르제둘라(전 유럽노동연맹 부의장)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파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사기가 올랐다.

 

이번 파업은 임단협이 최종 불발됐기 때문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 12월 성명을 통해 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조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개정된 단체협약 마저도 합의되지 않을 경우 3일 전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하겠다"며 "노동 당국에 중재를 거쳐 임단협을 타결한다는 방침이나 최종 불발될 경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률 2.3%보다 6% 포인트 높은 8.3%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었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률은 인플레이션율보다 훨씬 낮다는 이유였다.

 

체코공장 노사 갈등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시작됐다. 2018년 노조 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안을 사측이 거절하면서다. 이후 3년간 결론이 나지 않자 노조는 지난해 1월 한 차례 파업을 경고한 데 이어 3월 공장 앞에서 행진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행진 시위 당시 4~6월 중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기도 했었다.

 

◇유럽 완성차 브랜드 OE 공급 차질 우려 가중

 

유럽 완성차 브랜드에 대한 신차 타이어(OE) 공급 차질 현실화가 우려된다. 이번 파업을 이끌고 있는 노조가 법원 판결에 따른 정당성을 확보한 가운데 노조원 가입 확대로 대표성까지 띠고 있기 때문이다. 남은 생산직 직원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어 파업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는 사측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앞서 넥센타이어는 이번 파업으로 인한 유럽 생산·공급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단협 관련 시위를 벌이고 있는 노조는 일부 직원만 가입된 대표성이 없는 단체인데다 그동안의 시위 방식 또한 모두 불법이었다는 이유에서다. 또 실제 이들이 파업을 진행한다 해도 남은 생산직 직원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어 파업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설명했었다.

 

체코공장은 넥센타이어의 주요 해외 생산거점 중 하나로 폭스바겐과 스코다, 피아트, 르노, 다치아 등 유럽 완성차 브랜드에 신차용(OE) 타이어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유럽 내 교체 타이어 시장 물량까지 책임지고 있다.

 

또 최근 유럽 내 타이어 주문 확대에 따른 공급량 증가에 따라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보류했던 2단계 증설에도 나선 상태다.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총 95억 코루나(환화 약 5383억원) 투자해 신규 생산라인을 추가, 연간 생산 능력을 550만 개에서 1100만 개로 2배가량 늘릴 예정이다. 자동화 물류 창고 확장과 신규 채용도 병행하고 있다.

 

한편 체코 공장은 오너 2세인 강호찬 부회장이 공들인 유럽 시장의 생산 전진기지다. 지난 2019년 8월 준공됐다. 직원 수는 총 1117명이다. 연간 생산량은 550만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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