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한체코대사 "韓 배터리 3사와 투자 논의"…CEZ 유휴지 활용 추진

슬라메취카 주한체코대사 현지 매체 인터뷰서 밝혀
"韓 배터리 3사와 투자 논의…CEZ 유휴지 활용 예상"

 

[더구루=오소영 기자] 체코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체코전력공사(CEZ)가 보유한 유휴 부지를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 가치사슬을 구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발효 이후 북미로 향한 'K-배터리'의 관심을 유럽으로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체코 일간 MF DNE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구스타브 슬라메취카 주한체코대사는 지난 7일(현지시간)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한국의 세 (배터리) 회사와 (투자를)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체코는 2030년까지 전기차 최대 50만대 보급을 내세우며 글로벌 기업들에 투자를 촉구해왔다. 앞서 카렐 하블리첵 전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은 2021년 7월 체코 통신매체인 CTK와의 인터뷰에서 "'기가팩토리'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하나 이상 체코에 지어지길 바란다"며 "폭스바겐의 스코다와 LG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었다. <본보 2021년 7월 9일 참고 LG에너지솔루션, 체코 배터리 투자 카드 '만지작'>

 

폭스바겐 산하 자동차 회사인 스코다자동차는 체코 정부와 기가팩토리 건설을 협상하고 있다. 투자금은 약 1억2000만 코루나(약 74억원)로 플젠 인근에 신공장이 지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체코는 폭스바겐에 이어 'K-배터리'에 손을 내밀고 있다. 배터리 공급망을 확충하려면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대외 여건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IRA 통해 대규모 보조금을 제공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북미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올해부터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에 대해 ㎾h당 35달러, 모듈에 대해 10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하며 한국 기업들은 북미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대했다.

 

슬라메취카 주한체코대사는 "체코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가 직면한 문제"라고 우려를 내비치면서도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라며 투자 유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페트로 오츠코(Petr Očko) 체코 산업통상부 디지털·혁신 담당 차관을 비롯해 주요 인사들의 방한도 강조했다.

 

슬라메취가 대사는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확정되면 협력사들이 따라올 것으로 예상했다. 단순히 배터러 공장뿐만 아니라 리튬 채굴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전체 가치사슬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공장 부지로는 CEZ가 가진 유휴지를 거론했다. 석탄화력 발전소가 있던 프루네로프(Prunéřov)와 스타레 세들로(Staré Sedlo)가 예시로 언급했다. 모라바 북부 지역도 후보군 중 하나다. 슬라메취가 대사는 "체코 투자청·CEZ와 협력해 부지를 택할 수 있다"며 "(부지 규모는) 적어도 100헥타르(약 100만㎡)가 돼야 하고 충분한 물과 전력 인프라가 있으며 이미 투자가 승인된 부지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체코가 한국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내며 '원전과 배터리 공장의 맞교환'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체코는 윤석열 정부가 원전 수출 목표를 달성하고자 주목하는 지역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200㎿ 규모의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을 두고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와 경합 중이다. 신규 원전 사업을 따내고자 체코의 배터리 투자 요청을 들어줄 가능성도 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