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떠난 이란, 중국 기업이 꿰차

-이란 협회 "삼성·LG 조립공장, 중국 브랜드 생산에 활용"
-韓 미국 이란 제재로 현지 사업 줄여와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떠난 이란 시장을 중국 업체들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현지 협력사들이 양사 제품을 생산해온 조립공장을 활용해 중국 브랜드를 제조하려 한다고 업계는 전망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골드이란과 삼서비스는 중국 업체와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알리레자 무사비 마자드 이란 IAAVA(Iranian Association for Audio and Video Accessories)협회 회장은 현지 언론을 통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떠나며 남긴 인프라는 삼 서비스와 골드이란 등이 새 가전·전자 브랜드를 제조·판매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며 "중국 업체와 협력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삼 서비스와 골드이란은 각각 삼성전자, LG전자 제품을 유통해온 현지 협력사다. 특히 골드이란은 지난 2006년 카스피안공단에 연산 20만대 규모의 에어컨 공장을 지었다. LG전자의 부품과 기술을 제공받아 제품을 제조했다. 완성품 수입 시 이란 정부가 부과하는 세금을 피하기 위해서다.

 

국내 가전업계는 현지 사무소, 영업점 등을 열며 이란 공략에 힘써왔다. 이란은 인구 8000만명으로 중동의 최대 전자제품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1990년 이란 테헤란로에 지점을 세우고 영업해왔다. TV와 냉장고, 세탁기를 현지에서 조립해 판매하고 모바일 거래처와도 협력했다. LG전자는 1989년 이란 지사를 만들고 TV와 냉장고, 에어컨, 휴대폰 등을 팔았다.

 

양사 모두 이란 진출에 적극적이었으나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미국이 작년 8월 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원화 결제계좌 운용이 중단됐고 한국에서 부품을 수입할 길이 막혔다. 현지 조립 생산과 판매가 어려워지며 국내 가전업계도 인력과 사업 규모를 줄여왔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테헤란 소재 전자·가전 매장을 철거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철수 움직임을 보이자 이란 업체들은 이를 대체할 중국 파트너사들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란 정부는 국내 가전업계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14일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어려울 때 도와준 친구를 잊지 않는다"며 "미국의 제재에 가담해 이란을 떠난 나라의 기업이 다시 이란에 진입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