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쿠팡이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세계 최대 기업인 아마존을 뛰어넘는 상품과 서비스를 구축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인터넷·모바일 환경과 인구 밀도가 높은 지리적 특성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뤘다는 것이다.
미국 벤처캐피털(VC) 굿워터캐피탈은 1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쿠팡은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하며 점유율을 크게 높인 유일한 업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24.6%로 전년(18.1%)보다 6.5%포인트 상승했다. G마켓(19.6%)과 11번가(15.9%)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G마켓의 시장점유율은 0.6%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고, 11번가는 2.4%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 선호도 역시 쿠팡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굿워터캐피탈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2%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 쿠팡을 꼽았다. 11번가와 네이버쇼핑이 각각 6%로 쿠팡의 뒤를 이었다.
굿워터캐피탈은 "쿠팡의 매출증가율(dollar retention rates) 2016년 이후 월마트, 엣시, 알리바바를 추월했고, 매년 격차를 벌리고 있다"며 "이는 과거 아마존의 매출 성장 추세와 비슷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2017년 이후에는 아마존을 넘어섰다"며 "쿠팡은 한국 시장에서 아마존을 뛰어 넘는 소비자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s)을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굿워터캐피탈은 쿠팡의 가장 큰 강점으로 물류 시스템을 들었다. 굿워터캐피탈은 "쿠팡은 빠른 배송 서비스를 위해 전국 30개 도시에 100여개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1만5000명이 넘는 배달부를 직접 고용하는 등 막대한 투자를 했다"며 "한국 인구의 70%가 쿠팡 물류센터 7마일(약 11㎞) 내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굿워터캐피탈은 또 "한국은 세계에서 인터넷 인프라가 가장 완벽한 국가로 인터넷·스마트폰 보급률이 높다"며 "또 인근 국가와 비교해 전체 인구 수는 적지만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인구 비중이 높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국토에서 산과 숲의 비중이 높아 인구 밀도가 높다"며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쿠팡이 배송 혁신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는 쿠팡의 주식 공모가가 35달러(약 3만9860원)로 정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이는 쿠팡이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를 통해 제시한 32∼34달러 범위보다 높은 가격이다. 이번 기업공개(IPO)로 5조원에 가까운 거액의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쿠팡의 기업가치는 630억 달러(약 7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