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 부부의 자선재단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이 지난 3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 주식을 매수했다.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재단은 쿠팡에 투자하면서 아마존, 애플, 트위터 등 미국 대형 IT기업 주식을 모두 팔아치웠다.
18일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1분기 쿠팡 주식 571만4285주를 매입했다.
쿠팡은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거래 첫날 공모가(35달러·약 3만967원) 대비 40.7%나 오른 49.25달러(약 5만5820원)를 기록했고, 나흘 뒤인 15일에는 50.45달러(약 5만717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며 17일 현재 35.18달러(약 3만9870원)로 내려앉았다.
재단은 쿠팡 주식을 매입하면서 기존 보유 중이던 △아마존(3만230주) △애플(100만2088주) △트위터(27만2420주) 등 미국 주요 IT 대기업의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이외에 페덱스, 월마트, 버크셔해서웨이 주식도 일부 처분했다.
지난 1분기 쿠팡의 매출은 42억 달러(약 4조761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2억9500만 달러(약 3340억원)로 전년 대비 3배 가깝게 확대됐다. 이는 현장 직원에게 100억원 규모 주식을 나눠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쿠팡의 1분기 일회성 주식기반보상은 8696만 달러(약 990억원)으로 전년 같은 때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1분기 활성화 고객(Active Customers)은 1600만명으로, 지난해(1327만명)보다 21% 늘었다. 활성화 고객은 일정 기간에 1회 이상 쿠팡에서 구매한 고객을 뜻한다. 활성화 고객 1인당 구매액은 262달러(약 30만원)이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지난 13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쿠팡은 성장 주기(growth cycle)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내년에 전국적으로 쿠팡의 손길이 닿는 범위를 50%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가 상품 판매 이후 처음으로 출시한 신사업이지만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