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유리한 조건에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 일부 지분을 팔아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다. 일부 소액주주는 "특혜를 준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부코핀은행이 지난달 국민은행을 상대로 진행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주당 190루피아(약 16원)로 정해졌다. 부코핀은행의 현재 주가(1일 종가 기준 286루피아)와 비교하면 30% 이상 낮은 가격이다.
2018년 7월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처음 확보한 국민은행은 올해 두 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67%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총 4000억원 정도를 투자해 자산 규모 107조루피아(약 8조6135억원)에 이르는 은행 경영권을 손에 넣은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소액주주가 반발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재향군인협동조합, 지역사업협동조합, 시장상인조합 등은 국민은행을 대상으로 한 부코핀은행의 유상증자 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부코핀은행 경영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이들이 문제로 삼는 것은 190루피아로 결정된 신주 발행가액이다. 부코핀은행 현재 주가국민은행에 돌아가는 신주 가격이 너무 낮아져 나머지 주주가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소액주주 연대는 "이사회를 통과한 자본 증자 계획이 투명하지 않다"며 "어떤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며 "이번 신주 발행가격은 회사의 현 주가 수준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1대 주주였던 보소와그룹도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이 부코핀은행 인수 관련 국민은행에 특혜를 혜택을 줬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 소액주주 관계자는 "경영정상화 이후 주가가 2018년 수준인 700루피아(약 57원) 정도를 회복하면 국민은행만 큰 수익을 올리게 된다"며 "국민은행이 부코핀 지분 16%를 팔아 투자금을 회수해도 여전히 과반 지분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