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선다혜 기자] 한국전력의 필리핀 세부발전소 전력 공급 계약 규모가 재차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지 전력공사와 체결한 계약에 대해 현지 소비자단체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전력공사인 세네코(CENECO)는 최근 한전과 맺은 전력 공급 계약에 대해 상위기관인 필리핀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DOE)에 승인을 신청했다.
이런 과정에서 현지 소비자단체인 '파워워치'는 “한전과의 계약이 소비자는 물론 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정치권에서 나서 이를 재검토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
앞서 지난달 한전과 세네코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설이 돌자 소비자단체 파워워치는 연장 계약에 반대한 바 있다. 당시 이 단체는 한전과의 오랜 파트너십이 '과잉 계약'으로 이어져 소비자가 비싼 전기요금을 내도록 하고 손해를 초래한다는 지적했었다. <본보 2021년 5월 27일 참조 한전, 필리핀 세부 전력 공급 계약 '반쪽 성공'…40㎿→20㎿ 축소>
하지만 이후 계약이 연장되자 파워워치는 DOE를 비롯해 정부와 의회에 지난 2011년부터 이어진 전력 공급 계약을 조사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처럼 한전과 세네코간 계약이 필리핀 정치권으로 번지면서 양사는 난감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다만 DOE는 계약기간을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최종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과잉 계약' 논란으로 40㎿에서 20㎿로 축소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또 다시 반대에 부딪쳐 계약기간이 6개월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한전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지난 2011년 세부 석탄화력 발전소(200㎿)를 준공하고 지난 10년 동안 젼력을 공급해 왔다. 한전은 지난 1996년 말라야 중유발전소(650㎿) 운영을 시작으로 2002년 일리한 가스복합화력(1200㎿), 나가 발전소(153㎿) 등을 통해 필리핀 전체 발전량의 1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