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 프로젝트의 첫 삽을 떴다. 반도체 업계 불황으로 기업들이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미래 준비에 방점을 찍고 인프라 투자를 이어간다.
9일 삼성전자 현지 엔지니어링 파트너사 '제이콥스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 테일러시 소재 제2 파운드리 공장을 착공했다. 170억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지 약 1년 만이다.
제이콥스 엔지니어링은 우선 5개 건물 공사를 시작했다. 오는 2024년 11월 완공 예정이다. 생산시설부터 반도체 생산을 위한 가스와 화학물질을 보관하는 GCS 건물, 사무 공간 등을 건설한다. 해당 공사에는 총 18억 달러가 투입된다.
5개 건물은 △80만 제곱피트 규모 3층 짜리 제조·기술 지원 시설(9억5000만 달러) △120만 평방피트 규모 3층 짜리 제조 공장(3억 달러) △44억3000 평방피트 규모 2층 짜리 GCS(Gas Chemical System) 시설(3억8500만 달러) △35만 제곱피트 규모 6층 짜리 사무동(1억5000만 달러) △30만 제곱피트 규모 6층 짜리 주차 타워(1500만 달러) 등으로 구성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일러시를 제2 파운드리 공장 위치로 낙점했다. 당초 올 상반기 착공식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대내외 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연기한 바 있다. 그동안 부지 기초공사를 진행해온 데 이어 본격적으로 건물 공사에 돌입하면서 프로젝트 진행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테일러시는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를 투자하는 명목으로 첫 10년 동안 납부한 재산세의 90%를 환급해주고 이후 10년간 85%를 돌려준다. 최소 600만 평방피트(0.5㎢)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정규직 일자리 1800개를 제공하는 조건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탄탄한 이익 기반을 만들고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적정 수준의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등 첨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해 테일러와 평택 공장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