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또 연장된 위믹스 상폐 결정...상장 유지되나?

2022.11.18 13:39:53

기존 사태와는 다른 유형
먹튀 논란에 이어 유통물량 논란…위믹스 신뢰도 ↓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상장 유지 가능성 조금 더 높아"

 

[더구루=홍성일 기자]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암호화폐 위믹스(WEMIX)의 상장폐지 결정이 연기되면서 상장 유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 등 국내 5대 거래소 공동협의체 DAXA(닥사)는 지난 17일 공지를 통해 위믹스의 투자 유의 종목 지정을 오는 24일까지 1주일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닥사는 이 기간 위믹스가 추가로 제출한 서류를 검토해 투자 유의 종목 지정, 상장 폐지 여부 등을 결정한다. 

 

닥사는 지난달 27일 위믹스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2주간의 소명 절차를 밟아왔다.

 

닥사는 위메이드 측에서 제출한 소명자료에 일부 오류를 확인했고 이에 대한 경위 등을 면밀히 살피기 위한 것이라고 연장의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위믹스가 공시한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의 차이가 확인되면서 시작됐다. 위메이드는 거래소 공시를 통해 10월 말까지 위믹스의 유통량이 2억4957만개라고 밝혔지만 실제 유통량은 이보다 약 7245만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코코아 파이낸스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대출하며 담보로 예치한 위믹스 3580만개 등이 포함됐다. 

 

또한 업계에서는 위믹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노드카운슬파트너 '40원더'의 스테이킹 물량도 위믹스 유통량에 누락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40원더는 카카오의 클레이튼이 운영하는 '거버넌스 카운슬'과 유사한 조직으로 위믹스 블록체인 생태계 노드 운영을 위해 운영되는 조직이다. 현재 40원더에는 노드 운영을 위해 6000만 위믹스가 스테이킹이 돼 있고 이 물량은 위믹스 발행량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에 대해 "유의종목 지정으로 불확실한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상폐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래소들의 제1 책무는 선량한 투자자 보호"라며 "한국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코인인 위믹스인 만큼 상장폐지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에 닥사도 고민에 빠져 있다.

 

실제로 위믹스의 상장폐지가 이뤄질 경우 투자자들의 피해는 물론 거래소들의 수익성도 악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화량을 어떤 의도든 속인 상황에서 아무런 처벌이 받지 않는 선례가 남게되면서 모럴헤저드의 가능성도 있어 고민이 깊다. 

 

◇명분 쌓기에 들어간 위믹스와 거래소

 

이번 위믹스 사건은 기존의 테라·루나 사태와 FTX의 파산과는 결이 다르다. 그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앞선 사건들보다 더 '나쁜 사건'이 됐다.

 

테라와 FTX는 그 피해 규모가 분명 위믹스보다 훨씬 크지만 사건의 원인을 보면 더 나쁘다는 것이다. 

 

테라·루나 사태와 FTX의 파산은 결국 암호화폐 산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보여준 사건이다. 이들은 생태계 확장을 위해 확보한 가치(예시 자본)를 암호화폐에 저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렇게 되면 시장에 충분히 레버리지가 공급될 경우 성장률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봐왔듯 가치를 저장한 암호화폐의 가격이 하락하는 순간, 의도하지 않은 위기 상황에 대처도 못하고 파산할 수 있다. 물론 그 이후 고객들의 투자금을 마음대로 유용한 것이 확인되는 건 다른 문제다.   

 

반면 이번 위믹스 사건의 본질은 투자자들과 시장을 기만한 행위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의도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더욱 커진 상황이며 신뢰도, 도덕성의 문제까지 발생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위믹스의 사건에 대해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발생한 FTX 파산이 위믹스 상폐 여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피해규모와 피해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위메이드는 투자자 보호를 명목으로 상폐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애초 잘못은 위메이드가 했는데 거래소들에게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지만 FTX 파산이 위메이드에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지난 17일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 개최 장소인 부산 벡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4대 거래소가 '위믹스'를 상장 폐지하지 않을 것"이란 강한 자신감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거래소도 쉬운 결정이 아니다. 위믹스를 상장폐지하자니 제대로 상황을 검증하지도 않고 무분별하게 상장을 허가해 투자자 피해를 야기했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

 

이런 가운데 닥사의 상장폐지 결정 연기 역시 무분별한 상장 허가를 하지 않았다는 거래소들의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 시 충분한 검증을 거쳤으며, 소명도 충분히 들었고, 향후 대책도 마련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간 벌기라는 것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학교 교수)는 "영악한 위메이드가 투자자 보호를 빌미로 거래소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거래소 역시 투자자 피해를 예상해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FTX 파산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상황에서 국내 거래소들 역시 위믹스를 상장폐지 시키면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 벌기를 통해 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대4 정도로 상장 유지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홍성일 기자 hong62@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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