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미국에 새로운 사무소를 마련했다. 증가하는 북미 전기차 수요에 발맞춰 현지에 거점을 마련, 고객사에 적기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23일 미국 부동산 중개 업체 ‘반얀 스트리스 캐피탈’에 따르면 SKIET는 최근 조지아주 덜루스에 위치한 비즈니스 파크 '새틀라이트 플레이스(Satellite Place)’ 내 사무실을 임대했다. 사무실 규모와 금액 등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SKIET가 미국에 새로운 사무소를 오픈한 것은 최근 북미향 수주가 급증하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 등 정책 변화가 거세짐에 따라 현지 대응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국내 본사 구성원이 출장을 갔지만 신규 거점을 마련하며 파견 형식으로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SKIET는 현지 사무소 확보를 통해 고객사와의 접근성을 높여 소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조지아주는 SKIET 최대 고객사가 둥지를 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기차 산업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SK온은 커머스시에 배터리 제 1·2공장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는 사바나시에 55억 달러를 쏟아 연간 30만 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공장 '메타플랜트'를 짓는다.
SKIET는 지난 6월과 7월 잇따라 2건의 공급 계약을 확보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북미 지역 비공개 고객사에 지난달부터 오는 2030년 9월까지 7년간 분리막을 납품한다. SK온과는 올 1월부터 오는 2027년 12월까지 5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내년에도 여러 북미 고객들로부터 수주를 따내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SKIET는 북미에 첫 분리막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캐나다 △미국 △멕시코 내 후보 부지를 검토 중이다. 당초 연내 투자를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글로벌 전기차 산업이 주춤하면서 내년으로 미뤘다.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배터리 원가의 15~20%를 차지한다. 특히 양극재와 음극재의 접촉을 막아 발열과 화재를 예방하는 역할을 하는 등 리튬이온 배터리 안전성과 성능에 집적적인 영향을 미친다.
북미 분리막 수요는 IRA 시행과 맞물려 폭증할 전망이다. IRA는 분리막을 비롯해 배터리 부품의 약 50% 이상을 북미에서 조달해야 전기차 세액공제의 절반인 3750달러(약 500만원)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50% 이상은 올해 기준이다. 내년부터 이 비율이 매년 10%씩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