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중공업이 미국 상장사 엑셀러레이트 에너지(Excelerate Energy)로부터 수주한 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설비(Floating Storage Regasification Unit, 이하 FSRU) 건조에 돌입했다. 적기 납기 역량을 입증하고 FSRU 시장에서 존재감을 재확인한다.
18일 엑셀러레이트 에너지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4일 울산조선소에서 FSRU 강제 절단식을 열었다. 강제 절단식은 선박 건조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다. HD현대중공업과 엑셀러레이트 에너지, 프랑스 시험·검사·인증기관인 뷰로베리타스 등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할 FSRU는 지난 2022년 10월 엑셀러레이트 에너지로부터 수주한 건이다. HD현대중공업은 엑셀러레이트 에너지와 4757억원 규모의 LNG-FRSU 1척(17만 m³급)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3월 용골 거치식(배의 선수에서 선미까지 바닥을 받치는 중심 뼈대인 용골을 놓는 과정)을 진행하고 건조에 속도를 낸다. 2026년 인도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건조 계약을 성공적으로 이행해 FSRU 시장에서 추가 사업 기회를 노린다. FSRU는 액체 상태의 LNG를 저장했다 필요 시 재기화해 최종 소비자에 송출하는 설비다. LNG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연료로 주목받으며 FSRU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지역에서 LNG를 수입하려는 유럽에서 FSRU 수요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건조 가격도 상승세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월 유럽 선사로부터 17만4000m³급 FSRU 1척을 4839억원에 수주했는데, 이달 초 한화오션이 아시아 선사와 체결한 FSRU 1척 계약 가격은 5454억원이었다.
엑셀러레이트 에너지는 전 세계 FSRU의 20%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FSRU 수요에 대응해 추가 발주를 추진하며 HD현대중공업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보 2023년 8월 11일 참고 HD한국조선해양에 FSRU 1척 발주한 美 엑셀러레이트, 추가 도입 추진>
HD현대중공업은 FSRU 건조 시장의 강자다. 영국 조선·해운 업황 분석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FSRU 41척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이 가장 많은 13척을 건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