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SK해운이 한국형 화물창 기술을 적용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 매각에 나섰다. 두 척 모두 심각한 결함으로 건조 후 한 번도 운항하지 못했었다. 이달까지 제안을 받을 예정이지만 마땅한 잠재 구매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다.
23일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winds)에 따르면 SK해운은 17만4000㎥급 LNG 운반선 SK세레니티와 SK스피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제안서를 받을 예정인데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세레니티와 SK스피카는 지난 2014년 한국가스공사의 주문으로 건조된 선박이다. 가스공사는 한국형 화물창 KC-1 기술을 적용한 선박 2척을 건조한 선사에게 미국 루이지애나주 사빈패스 LNG 프로젝트의 화물을 위탁하는 사업을 발주했다. SK해운을 사업자로 선정하고 삼성중공업에서 건조했다. 두 척 모두 2018년 건조가 완료돼 SK해운에 인도됐으나 시험 운항 중 설계 결함에 따른 보냉 기능에 이상이 확인돼 운항이 중단됐다. 이후 네 차례 수리를 받았지만 결국 한 번도 운항되지 못했다.
미운항에 따른 손실이 발생하며 가스공사와 SK해운, 삼성중공업 간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작년 10월 KC-1 기술 개발사인 가스공사에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삼성중공업에 수리비 726억원, SK해운에 선박 미운항 손실 전액인 1154억원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같은 해 12월 영국 중재법원은 KC-1 하자로 인한 선박의 가치하락을 인정하며 삼성중공업이 SK해운에 3900억원을 지급하라고 결론을 내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초 3900억원을 SK해운에 지급했다.
두 선박은 4월 말부터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연방직할령 라부안(Labuan)에 장기 계류 중이다. SK해운은 산업통상자원부의 허가 절차를 마쳐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화물창이 국가 핵심기술이어서 이를 적용한 선박은 정부 허가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팔릴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보냉 기능에 이상이 생긴 배를 받아준 경우가 없어 폐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편, SK해운은 SK세레니티와 SK스피카 매각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