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대우건설이 '인도의 실리콘 밸리'로 주목받는 하리아나(Haryana)주 구르가온(Gurgaon·現 구르그람)시 개발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을 필두로 한 한국 대표단은 현지 정부와 협력을 논의하며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원주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에서 나야브 싱 사이니 하리아나 주총리를 비롯한 주정부 관계자들과 회동했다. 이날 자리에서 하리아나 주정부는 한국 기업들의 구르가온 개발사업 참여를 제안하며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이니 주총리는 "하리아나주는 부동산, 자동차, 섬유, 식품 가공 등 주요 협력 분야를 발굴했다"며 "한국 기업들이 도시 간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에 적합한 토지를 발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주정부는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해 협력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이번 대표단에는 한국 주택 산업에서 약 3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21개 지역 대표들이 포함돼 있다"며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프로젝트를 하리아나주에 도입하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발 중인 스타레이크시티는 대우건설이 '하노이의 강남'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로 기획·금융조달·시공·운영 등 전 과정을 단독 수행하고 있는 초대형 도시 개발 프로젝트다.
지난 2016년 '구르그람(Gurgram)'으로 명칭을 바꾼 구르가온은 뉴델리 남쪽 약 30㎞에 위치한 위성도시이자 인도 기술 허브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계 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 거점이 모여있어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구르가온은 수도 델리의 과밀화에서 벗어난 아웃소싱 인력과 중산층, 부유층이 몰리면서 개발이 시작됐다. 이후 기술 허브로 번창하면서 주거용 부동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001년 87만 명이던 인구는 2011년 150만 명을 넘어설 정도였다.
특히 개발 방식은 민간 주도 모델로, 기업이 토지를 구매해 고층 아파트나 무역센터를 짓기 위한 허가를 신청하면 정부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구조다. 이는 빠른 도시 성장과 함께 고소득자들을 위한 고급 주거단지 조성과 빈곤층을 위한 공공주택 마련 등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현재 구르가온에는 병원, 학교, 쇼핑몰, 극장, 레스토랑 등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으며, 고가도로, 지하도, 지하철 등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아직 완성된 도시는 아니지만, 빠른 성장을 기반으로 한 잠재력이 크다. 향후 대우건설이 구르가온 개발사업에 진출할 경우 하리아나 주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도시 개발 경험과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와 도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