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테슬라가 중국 당국에 전기픽업 사이버트럭(Cybertruck)의 에너지 소비 데이터를 등록했다. 테슬라는 아직 사이버트럭을 중국에 출시할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중국 시장 내 트럭 모델에 대한 제한과 차체 안전 규제 때문이다. 사이버트럭의 중국 출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이버트럭의 에너지 소비 인증 데이터를 공개했다. MIIT는 같은 날 해당 라벨에 대한 만료도 진행했다.
MIIT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인증 받은 사이버트럭은 한 번 충전으로 618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M1 승용차로 분류된다. 무게는 3104kg, 206kW/222kW/222kW 힘을 내는 전기모터 3개가 장착됐다. 100km당 전력 소모량은 22.6kWh였다. 화석연료로 환산하면 2.62리터(L)로 100km를 주행하는 것과 같으며, 100km당 에너지 비용은 14.92위안(약 2930원)이었다.
MIIT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모델은 최고 고성능 버전인 '사이버 비스트'로 추정된다. 사이버 비스트는 사이버트럭 모델 중 유일하게 3개의 전기모터(트라이 모터)를 장착하고 있다.
이번 MIIT 데이터베이스 포함으로 사이버트럭의 중국 출시설이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트럭은 판매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 재고 물량 관리에 차질을 빚고 있다. 테슬라는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사이버트럭을 생산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단기 휴가 조치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수요 확대를 위해 중국 출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테슬라도 올해 초 사이버트럭 8개 도시 투어를 진행하는 등 중국 출시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현재도 중국 내 여러 지역에서 직접 볼 수 있도록 순회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규제다. 중국에서 픽업트럭은 경트럭으로 분류돼 운행에 제약이 발생한다. 경트럭은 일부 도시에 진입 할 수 없으며 고속도로 주행 속도로 시속 100km를 넘을 수 없다. 사이버트럭 사이버비스트는 최고속도가 210km/h에 달하며 듀얼모터 모델도 181km/h로 달릴 수 있다. 또한 중국에서 사이버트럭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디자인과 소재도 변경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규제를 회피해 보려는 목적으로 사이버트럭이 픽업트럭이 아닌 크로스오버 왜건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이유로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의 중국 출시를 강력하게 부인해왔다. 지난 2일에도 테슬라 차이나가 사이버트럭 중국 출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보도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MIIT 에너지 소비 인증 데이터 등록은 여러 규정 중 하나에 불과하며,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출시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사이버트럭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당분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사이버트럭은 당분간 대부분의 시장에서 마케팅 도구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