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부영그룹의 캄보디아 현지법인 부영크메르은행이 본점을 이전하고 영업망 확대에 나섰다.
부영크메르은행 본점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놈펜 부영타운 1빌딩으로 이전했다. 이번 이전은 은행의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고객 편의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부영크메르은행은 부영그룹이 지난 2008년 캄보디아에 설립한 현지법인으로, 2017년 프놈펜 민쩨이 지점, 2018년 시엠립 지점, 지난해 시아누크빌 지점 등을 개설해 현재 총 3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부영크메르은행은 오는 2025년까지 프놈펜과 주요 지방 도시에 4개의 추가 지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부영크메르은행은 부영주택이 지분 100%를 보유 중으로, 지난 2022년 기준 매출 119억원과 순이익 77억원을 기록해 캄보디아 금융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부영크메르은행 본점이 자리 잡은 부영타운은 부영그룹의 첫 캄보디아 주상복합 프로젝트로, 프놈펜에 1만5000세대 규모의 미니 신도시를 조성 중이다. 지난 10월 1474세대 아파트와 223개동의 상가가 1차 분양을 시작했다. 주상복합 외에도 우정 캄보디아 학교와 우정 캄보디아 간호대학, 프놈펜 한국국제학교 등 교육 시설이 조성돼 있다. 부영타운은 향후 금융, 교육, 주거를 아우르는 다목적 복합 단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다만, 부영그룹의 현지 부동산 사업은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부영타운 1차 공식 분양을 시작한 지 이미 두 달여가 지났지만, 현재까지 분양률이 약 3%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비싸고, 현지 수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설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녹두색 외벽 페인트와 한국어로 된 브랜드 로고도 현지 환경과 부조화를 이루며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대기업에 대한 현지의 낮은 신뢰도도 지적된다. 부영그룹은 지난 2020년 프놈펜에 건설한 고급주택 단지 '보레이 센속' 분양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현지인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바 있다. 당시 부영크메르은행 본점에서 계약 해지로 인한 집단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위약금 문제는 일부 해결됐지만 기업 이미지에는 큰 타격을 입었다.
부영타운이 부영크메르은행과 함께 캄보디아에서 성공적인 금융·부동산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영그룹 측은 중국 경기 침체에 따라 캄보디아 부동산 시장도 얼어붙어 아파트는 물론 보레이 주택도 분양이 어렵다며, 부영타운도 캄보디아 경기회복에 맞춰 단계별 홍보전략을 세우고 있어 경기가 회복되는 대로 분양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장녀인 이서정 부영주택 전무가 부영크메르은행 이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