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지오센트릭, 캐나다 루프와 합작 제휴 '종료'...글로벌 업황 악화 영향

2025.01.16 10:18:20

프랑스 합작공장 중단 이어 합작사도 문 닫아
지분 유지…울산 합작공장 속도 조절
어려운 경영환경 속 본원적 경쟁력 강화

 

[더구루=오소영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이 캐나다 루프 인더스트리(Loop Industries, 이하 루프)와의 합작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시황을 고려해 미래 먹거리인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다.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하고 업황 둔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과 루프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합작사 제휴를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루프는 846만 달러(약 120억원)를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다. 이사회에서 이종혁 SK지오센트릭 그린사업개발담당 부사장도 빠졌다.

 

SK지오센트릭은 이사회에 참여하진 않지만 지분 9.9%를 유지하기로 했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2021년 루프에 약 66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2023년 5월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SK지오센트릭 51, 루프 49대 비율로 합작사를 세우고 울산 재활용 플라스틱 클러스터(ARC) 내 해중합 재활용 공장 건설(연 7만 톤(t))을 추진했다. 해중합은 폐플라스틱을 화학 처리해 원료 상태로 분해한 후 이를 다시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낮은 열과 압력을 사용해 이전에 힘들었던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해져 업계의 주목을 받았었다.

 

해중합의 잠재력은 여전히 높지만 SK지오센트릭은 불투명한 대외 환경을 고려해 천천히 사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석유화학 시장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침체기에 빠졌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3분기 배터리 사업의 첫 흑자 달성에도 불구하고 42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주력인 석유사업은 6166억원, 화학사업은 144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도 중국발 증설로 공급과잉은 불가피해 보인다. 글로벌 화학·에너지 시장정보업체 ICIS는 올해 중국의 에틸렌 생산능력이 900만 톤(t)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폴리프로필렌(PP) 초과공급 규모는 전년 대비 179%나 뛰어 2030만 t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황이 장기화되며 SK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을 우선 올리고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은 시황을 보며 추진한다.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의 개화가 예상보다 더딘 만큼 섣불리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SK지오센트릭은 ARC 건립 속도도 늦췄다. 루프와의 합작공장과 더불어 PP 추출 공장도 사업성 검토를 거쳐 건설한다. 열분해 방식으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열분해 공장만 먼저 지을 예정이다. 작년 10월에는 미국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인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PureCycle Technologies, 이하 퓨어사이클)'과 합작투자를 중단한다고 밝혔었다. 한 달 후 680억원을 들여 취득한 퓨어사이클 지분 전량(786만주·4.77%)도 팔았다. 루프, 프랑스 환경전문기업 수에즈(SUEZ)와 협업했던 플라스틱 재활용 합작공장 건립 또한 중단했다. 당초 프랑스 북동부 생타볼 지역에 연간 7만 t 규모로 재활용 공장을 구축하려 했으나 경제성을 감안해 투자를 멈추기로 했다. <본보 2024년 11월 27일 참고 "경제성 없다" SK지오센트릭, 프랑스 플라스틱 재활용 합작공장 '좌초'>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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