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해사기술(KOMAC)이 칸들라 조선 클러스터 구축에 참여한다. 조선 클러스터 건설에 기술 자문을 제공하고 현지 조선소에서 건조할 첫 선박 설계도 맡는다. 1800여 척의 선박 설계와 감리 경험을 토대로 '세계 5대 조선 강국'을 꿈꾸는 인도에 한국의 조선 기술을 전수한다.
13일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KOMAC은 칸들라 조선 클러스터 구축에 컨설팅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조선소 조성을 주도할 인도 '어큐레이트 인더스트리얼 컨트롤스(Accurate Industrial Controls Pvt Ltd)'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어큐레이트 인더스트리얼 컨트롤스는 칸들라 조선소 건설 입찰에 단독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칸들라 조선 클러스터는 약 17년 만에 건설되는 인도 조선단지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 조선 상위 10위권 진입, 2047년까지 세계 5위 조선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동·서해안에 각각 하나씩, 총 2개의 초대형 조선단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인데, 가장 진전을 보이는 조선소가 칸들라다.
입찰은 딘다얄 항만청(Deendayal Port Authority, 이하 DPA)이 발주했다. DPA는 입찰을 통해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소재 단디얄 항만 내 2000에이커(약 809만 ㎡) 규모 부지를 30년 동안 빌려주고 조선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초 입찰을 개시하고 초대형유조선(VLCC·20~30만 톤(t)의 선형) 선박 건조 기술을 보유한 곳으로 참가 조건을 걸었다. 임대 단가는 에이커당 2만7510루피(약 47만원)를 제시했으며 임대 기간은 연장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현지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일본 아마바리조선소 등 글로벌 기업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 참여 기업에서는 빠지며 인도 기업만 제안서를 낸 것으로 보인다.
어큐레이트 인더스트리얼 컨트롤스는 인도 푸네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국방과 인공지능(AI)·로보틱스, 자동차, 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조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KOMAC을 파트너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KOMAC은 어큐레이트 인더스트리얼 컨트롤스와 여러 차례 회동하며 지원에 대해 논의했었다. 칸들라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첫 선박 설계도 담당한다. 최초 신조 선박은 인도 정부에 납품될 가능성이 높다.
1969년 설립된 KOMAC은 국내 최초의 조선 설계·감리 전문 용역회사다. 1800여 종의 VLCC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대형 상선 들과 5000t급 경비함, 쇄빙탐사선, 잠수지원함 등 특수선을 설계한 경험이 있다. 1400여 척의 선박의 감리도 수행하며 조선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입지를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