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완공을 목전에 둔 사우디 최대 주·단조 합작공장의 점검에 나섰다. 창원 본사를 찾은 현지 합작사 경영진과 핵심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협력을 논의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에 대응해 현지 생산 기반을 토대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한다.
22일 트웨이크 주단조 컴퍼니(Tuwaiq Casting & Forging Company)에 따르면 칼리드 알 루와일리(Khalid Al-Ruwaili)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대표단은 최근 경남 창원 소재 두산에너빌리티 공장을 방문했다. 정영칠 원자력 주단BU장(전무)을 비롯해 임직원과 회동하고 원자력 생산시설도 둘러봤다.
트웨이크 주단조 컴퍼니는 지난 2021년 두산에너빌리티와 사우디 산업투자공사, 두수르(Dussur), 아람코의 자회사인 사우디 아람코 개발 기업(Saudi Aramco Development Company)의 합작으로 지난 2022년 1월 설립됐다. 그해 두산에너빌리티와 1조원 규모의 사우디 주단조 공장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신공장은 사우디 동부 주베일 인근 라스 알 카이르 지역의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내 40만㎡ 면적으로 건설된다. 석유화학 플랜트용 펌프·밸브와 조선·해양 플랜트용 기자재, 발전소용 주단조품 등 연간 6만 톤(t)의 생산체제를 갖춘다. 당초 목표로 한 1분기 완공은 달성하지 못했으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늦어도 3분기께 건설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웨이크 주단조 컴퍼니는 공장 완공이 임박하며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방한했다. 두산에너빌리티에 이어 아람코 서울사무소도 방문하고 사우디 주단조 사업을 점검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우디 합작사를 통해 현지 주단조 시장에 진출한다. 사우디는 '비전 2030'에 따라 경제 구조를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석유화학과 조선, 에너지(신재생에너지·원전) 등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파이살 알 이브라힘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은 지난 2월 리야드에서 열린 '공공투자펀드(PIF) 민간 부문 포럼'에서 "오는 2030년까지 1조 달러(약 1400조원)를 인프라 투자에 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지 공장을 활용해 수주 기회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현지에서 주단조품을 제작할 수 있게 돼 물류비를 절감하고 플랜트·에너지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978년 사우디 파라잔 담수플랜트에 기자재 납품을 시작으로 현지 최대 규모인 라스 알 카이르 해수담수화 플랜트, 사상 최대 단일 화력발전 프로젝트인 라빅 발전소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해왔다. 지난달에는 2조200억원 규모의 '사우디 루마1·나이리야1 가스복합발전소'와 8900억원 규모 'PP12(Power Plant 12) 가스복합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다. 최근 5년간 사우디에서 약 6조7000억원에 달하는 수주 쾌거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