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인도네시아에 기본훈련기 'KT-1'의 추가 수출을 모색한다. '메이드 인 인도네시아(Made In Indonesia)' 전략을 통해 방위 산업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차기 전투기(IF-X)에 이어 KT-1도 협력을 확대하며 14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항공 방산시장을 공략한다.
16일 영국 방산 전문 플랫폼 '야네스'에 따르면 KAI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인도 디펜스(Indo Defense 2025)'에서 인터뷰를 통해 "KT-1B의 조립라인을 깔겠다"고 전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공군에 KT-1B를 추가 판매하기 위한 노력을 일환"이라며 "정부에도 해당 제안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KT-1B는 기본훈련기 KT-1(웅비)의 인도네시아 수출형 항공기다. KAI는 2003년 1호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0대를 수출했다. 지난 3월에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6400만 달러(약 800억원) 규모의 기체 수명 연장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항공기를 분해·점검해 수명을 진단하고 기존 대비 약 150%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유지보수 역량을 입증하며 현지 공군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군 현대화 정책을 추진하며 전투기 도입을 늘리고 있다. 중국산 중고 전투기 J-10 42대와 러시아산 Su-35 등을 검토했으며 튀르키예 항공우주산업(TAI)과 100억 달러(약 14조원) 규모 5세대 전투기 칸(KAAN)의 48대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인도네시아 항공 방산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공군 전력을 보강하고자 전투기를 적극 구매하며 한국과도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샤프리 삼수딘(Sjafrie Sjamsoeddin)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은 전시회 기간 KAI 부스를 찾았었다. KT-1B와 T-50i(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인도네시아형 모델) 사업 확대와 IF-X(초음속 전투기 KF-21의 인도네시아형 모델) 양산을 검토했다. KAI와의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향후 협력을 지속하자고 강조했다.
KAI는 이번 전시회에서 오랜 기간 논란을 빚은 IF-X의 분담금 문제도 해결했다. 기존 1조6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줄이는 내용의 공동개발 기본합의서 개정안에 서명했다. 방위사업청은 현재까지 4000억원 좀 넘는 액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잔여 분담금 납부가 완료되면 IF-X 사업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