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가 캐나다 잠수함 수주를 추진하며 '적기 인도'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거제조선소 방문을 계기로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각인시킨다는 구상이다. 캐나다 35개 기업과 파트너십을 추진하며 현지 산업 생태계 확장에도 힘을 보탠다.
20일 캐나다 CTV 뉴스에 따르면 마이클 쿨터 한화글로벌디펜스 최고경영자(CEO)는 "캐나다 정부는 우리가 훌륭한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쿨터 CEO는 가장 큰 장점으로 생산 속도를 꼽았다. 내년 공급사로 선정된다면, 2035년까지 네 척을 인도하고 이후 매년 한 척씩 건조해 2042년까지 총 12척을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30년 상당 유지보수도 계약에 포함된다.
쿨터 CEO는 캐나다에 제안한 장보고-Ⅲ(KSS-III) 배치-II가 대한민국 해군에 실전 배치되는 잠수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세 설계나 시제품이 아니며 일정에 자신이 있다"며 "그 역량을 보여드릴 기회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한화는 오는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카니 총리와 거제조선소에서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을 한화의 건조 기술을 알릴 좋은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쿨터 CEO는 한화가 계약을 따낼 시 캐나다 업체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잠수함과 기타 군사 장비에 캐나다 기업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고자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산업 활성화'라는 (캐나다) 정부 목표와도 일치한다"고 부연했다.
대표적으로 한화는 영국 방산·해양 방위 기업 밥콕(Babcock)의 캐나다 법인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잠수함 12척의 건조부터 운영, 유지보수까지 전 생애주기에 협력하기로 했다. <본보 2025년 9월 12일 참고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최대 우군 확보…밥콕 캐나다와 파트너십 체결> 쿨터 CEO는 "잠수함을 물 밖으로 꺼내 수만 인시(person-hour)에 달하는 정비와 수리, 부품 교체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화의 경쟁사인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는 현지 건조 전략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과 독일 국방부 장관과 토레 산드빅 노르웨이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은 이번주 캐나다 오타와를 방문해 캐나다 건조를 비롯한 TKMS의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쿨터 CEO는 캐나다 건조를 고수하다 납기를 못 맞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 이전은 신속히 이뤄질 수 있으나 제조 시설을 건설하고 숙련된 인력을 양성하려면 (잠수함) 교체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며 "캐나다는 오랜 기간 잠수함 역량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3000톤(t)급 잠수함 총 12척을 도입하는 약 60조원 규모 프로젝트다. 2035년께 퇴역 예정인 2400t급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고자 추진됐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의 '코리아 원팀'과 독일 TKMS가 결선 후보로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