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필리핀과 차세대 전투기 'KF-21 도입' 협상을 공식화했다. 경공격기 FA-50에 이어 추가 수출을 추진하고 유지·보수·정비(MRO) 센터 설립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
2일 필리스타에 따르면 KAI 측은 필리핀 국방부와 4.5세대 전투기 KF-21 전투기 공급을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급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필리핀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할 때 방공식별구역을 전부 커버하려면 KF-21 20대, FA-50 40대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KAI는 지난 2014년 필리핀과 개량형 FA-50PH 12대 수출 계약을 체결해 2017년까지 납품한 바 있다. 지난 6월 약 7억 달러(약 1조300억원) 규모의 FA-50PH 추가 계약을 성사시키며 2030년까지 12대를 인도하기로 했다.
후속 지원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FA-50PH에 대한 PBL(성과기반 군수지원) 사업자로 선정됐다. 1년간 시범 사업을 수행하고 다년 계약을 추진한다.
FA-50으로 성능을 입증한 KAI는 필리핀에서 KF-21을 세일즈하고 있다. KF-21은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와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을 탑재하고 제한된 스텔스 성능을 갖춘다. 5세대 전투기인 미국 록히드마틴 KF-21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유사한 성능을 발휘하는 기종으로 평가된다. 내년 2월 1호기 생산이 완료돼 그해 9월 한국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필리핀은 군 현대화 계획인 '리-호라이즌 3'(Re-Horizon 3)에 350억 달러(약 51조원) 상당 예산을 배정했다. 향후 10년간 다목적 전투기와 호위함, 잠수함 등 최신예 무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 대응해 억지력을 강화하면서 KAI의 KF-21을 눈여겨보고 있다.
KAI는 KF-21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 모두 갖춘 기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MRO 센터 설립에 대해서도 현지 거점을 통해 필리핀 공군의 전투기를 정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정비가 필요한 항공기 수가 충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KAI는 지난 2018년부터 MRO 시설 구축을 검토해왔다. 팜팡가주 바사 혹은 클라크 공군기지를 후보지로 살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