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려는 자 vs 빼앗으려는 자…'세계 3대 車시장' 인도 두고 복잡해진 셈법

2026.01.29 15:38:25

인도-EU FTA로 유럽산 내연기관차 관세 10%까지 인하…EV는 10년 뒤 적용
스즈키·현대차그룹 등 韓·日 시장 내 존재감…유럽은 관세 인하로 돌파구 모색

[더구루=정현준 기자]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를 선점하려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최근 인도와 유럽연합(EU)이 19년 만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전격 타결하면서, 시장을 지키려는 한국·일본 기업과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유럽 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와 EU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대부분의 상품 관세를 인하하거나 철폐하는 대규모 무역협정을 공식 체결했다. 로이터통신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뉴델리 정상회담에 앞서 "세계 경제의 4분의 1을 아우르는 역사적 협정이 타결됐다"고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이번 협정은 '모든 협정의 어머니'라 불릴 만큼 의미가 크다"며 "인도 14억 인구와 유럽 시장 모두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유럽에서 인도로 향하는 수출이 2032년까지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며 양측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인도, EU산 車 관세 110%→10%로 5년간 단계 인하…EV는 10년 차부터 적용

 

이번 협정을 통해 가장 큰 변화는 자동차 관세다. 인도는 EU산 내연기관차에 부과해 온 최대 110%의 관세를 향후 5년에 걸쳐 10%까지 단계적으로 내리기로 했다. 연간 25만 대의 쿼터 제한은 있지만, 폭스바겐·BMW·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브랜드에는 본격적인 시장 확대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전기차(EV) 부문은 상황이 다르다. 인도는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EV 관세 인하 시점을 협정 10년 차 이후로 늦췄다. 이는 타타모터스와 마힌드라 등 로컬 업체가 전동화 경쟁력을 확보할 시간을 벌어준 조치로 해석된다. 유럽 업체들은 내연기관 중심의 공략은 수월해지지만, 미래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현지 생산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정이 인도 자동차 시장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리코 루만 ING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인도 자동차 시장은 성장 초기 단계로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도 "인도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며 협정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 점유율 확대 난항…韓·日 강세 속 '가성비' 로컬 모델까지 진입장벽

 

그러나 유럽 업체가 단번에 점유율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인도는 타타, 마힌드라 등 토종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으며, 현대차나 마루키 스즈키처럼 일찍 진입한 아시아 업체의 기반도 탄탄하다. 마루티 스즈키의 '왜건 R'처럼 저가 전략을 앞세운 인기 모델이 많은 점도 유럽 업체의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인도자동차딜러연합회(FADA)에 따르면 유럽 브랜드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약 4%에 머문다. 반면 마루티 스즈키는 지난해 178만6226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39.9%로 1위를 유지했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57만2000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5.5% 감소했으며, 기아는 28만대로 14.4% 증가했다.

 

관세 인하로 유럽 브랜드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현대차·기아가 인도에서 쌓아온 프리미엄 이미지는 일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소형차 시장에서는 스즈키와 인도 로컬 브랜드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유럽 브랜드가 각각 압박하는 '샌드위치' 구도가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2030년까지 연 600만 대 생산 체제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 30%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아 현지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글로벌 생산기지 가운데 가장 먼저 인도 공장을 방문해 "현대차가 인도의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홈 브랜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성장잠재력과 기회가 큰 기아도 도전적 목표를 수립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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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 기자 hyunjun@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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