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프리카 단일시장 설계 핵심기구와 접점 마련… '판매→생산·투자' 협력 논의

2026.01.30 14:23:14

현대차 중동·아프리카 권역 총괄, 아프리카 자유무역지대 사무총장 만나
AfCFTA 원산지 규정·자동차 전략 논의…대륙 단일시장 대응 포석
아프리카 시장 공략 '속도'…알제리 딜러망 재가동·CKD 공장 추진 등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 중동·아프리카 권역을 총괄하는 타렉 이스마일 모사드(Tarek Ismail Mosaad) 본부장이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과 만나 아프리카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프리카 단일 시장 체제를 설계하는 핵심 기구와의 접점이 마련되면서, 아프리카를 '판매 시장'에서 '생산·투자 거점'으로 확장하려는 현대차의 중장기 구상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30일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국에 따르면 웸켈레 케베츠웨 메네(Wamkele Keabetswe Mene) 사무총장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위치한 현대차 중동·아프리카 지역본부를 방문해 모사드 본부장 및 현대차 고위 경영진과 회동했다. 이번 만남은 메네 사무총장의 공식 일정 가운데 하나로, AfCFTA 체제 아래 아프리카 투자 환경과 산업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성사됐다.

 

면담에서는 최근 최종 타결된 AfCFTA 원산지 규정과 현재 이행 단계에 들어간 자동차 산업 전략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메네 사무총장은 원산지 규정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AfCFTA 프레임워크 안에서 현대차가 아프리카 투자를 확대하고 역내 교역을 추진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AfCFTA는 아프리카 50여 개국을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묶는 자유무역 체제다. 자동차 산업은 AfCFTA가 역내 제조업 육성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분야 중 하나로, 원산지 규정은 완성차 및 부품 업체의 현지 생산 비율과 공급망 설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만남에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나 생산 거점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AfCFTA 자동차 전략의 이행 단계가 언급된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아프리카 내 생산·조립 구조와 역내 수출 활용 방안 등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AfCFTA 체제에서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이 구체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 조립을 넘어 중장기 생산 전략을 재검토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의 최근 행보를 놓고 봤을 때 양측 간 회동은 아프리카 전략 재정비 과정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특정 국가 중심의 개별 시장 접근에서 벗어나 대륙 단위 무역·산업 체제 변화에 맞춘 사업 구조를 검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현대차는 '아프리카 교두보'로 꼽히는 알제리에서 시장 복귀를 본격화하고 있다. 알제리 독점 유통업체인 마제스틱 오토스(Majestic Autos)는 최근 전국 유통망 확대를 위해 첫 10개 독립 딜러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아인 데플라·안나바·블리다 등 14개 주를 중심으로 딜러망 구축에 착수했다. 실제 판매·정비·부품 공급을 포함한 사업 운영은 오는 3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현대차가 지난 2021년 9월 정치적 불안과 수입 쿼터제 등 규제로 현지 사업을 중단한 이후 약 4년 4개월 만이다. <본보 2026년 1월 20일 참고 현대차, '아프리카 교두보' 알제리서 거미줄 딜러망 구축…사업 재개 속도>

 

알제리에서는 유통망 재정비와 함께 현지 생산 체제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알제리 정부로부터 사전 영업 인가를 획득한 뒤 오만 사우드 바흐완 그룹과 협력해 현지 반조립(CKD)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최종 인가를 받을 경우 현대차는 이탈리아 피아트에 이어 알제리에서 승용차를 양산하는 두 번째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공식 석상에서 아프리카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정의선 회장은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에서 "현대차가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자동차를 약 30만 대 판매하고 있다"며 "아프리카는 멀지만 중요한 시장"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메네 사무총장은 "현대차가 AfCFTA 틀 안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기회를 모색하는 데 관심을 가져준 것에 감사하다"며 "민간 ​​부문과의 건설적인 협력은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데 필수적이며, 혁신적인 모빌리티 솔루션과 협력적 파트너십을 통해 아프리카의 성장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현대차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모사드 본부장은 "이번 방문은 아프리카의 미래를 향한 현대차의 헌신을 재확인하고 현대차와 아프리카의 개발·산업 우선순위와 방향성이 일치함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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