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나신혜 기자] "AI는 식음업계에서 식단구성뿐 아니라 식자재 구입, 상품기획 등 활용여지가 무궁무진하다."
AI 기반 온·오프라인 연계(O2O) 푸드 비즈니스가 식품업계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CJ프레시웨이가 미래 식품화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단순히 물류를 전달하는 유통업의 틀을 깨고, 데이터와 플랫폼을 중심축으로 하는 산업 재편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CJ프레시웨이가 18일부터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기업간거래(B2B) 식음 산업 박람회 ‘푸드 솔루션 페어 2026’을 개최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는 식자재 유통부터 푸드 서비스, 제조에 이르기까지 CJ프레시웨이의 핵심 역량과 방대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현장은 행사장 입구부터 외식업 종사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시장 곳곳에는 시식과 시연을 즐기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산더미처럼 쌓인 식재료가 아닌, 대형 스크린 속에 구현된 AI 식단 관리 시스템 ‘메뉴메이트’였다. 국내 최대 규모의 B2B 식음 산업 박람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고물가와 구인난에 신음하는 외식·급식 업계의 해법을 제시하는 ‘기술 경연장’을 방불케 했다.
가장 활기가 넘친 곳은 단연 디지털 전환(DX) 솔루션 존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급식업체 영양사는 AI 시스템 앞에 서서 예산과 선호 식재료를 입력했다. 불과 3초 만에 잔반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화된 일주일 치 식단이 화면에 띄워졌다.
현장에서 만난 음식점 운영자 김 모 씨는 "외식업 트렌드를 살펴보고 사업 확장 아이디어를 얻으러 왔다"며 "식단 짜는 데 드는 시간은 줄고, 데이터 기반이라 잔반 발생률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감탄했다. 이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식자재 낭비를 최소화하는 '그린 솔루션'의 실체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김종호 CJ프레시웨이 디지털혁신담당은 "AI가 메뉴 구성부터 발주량 조절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운영비 절감은 물론 잔반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단순 업무를 자동화해 현장 인력들이 고객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의 핵심 동선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로 이어졌다. 온라인 식자재 오픈마켓인 ‘식봄’ 부스에서는 스마트폰 클릭 몇 번으로 전국 물류망과 연결되는 프로세스가 시연됐다. 식봄은 외식업자를 위한 B2B 식자재 오픈마켓 플랫폼으로 최근 CJ프레시웨이가 인수를 마무리했다. 식봄은 현재 25만 명의 외식사업자가 이용할 만큼 플랫폼 경쟁력이 높다.
주목할 점은 물류 효율화 기술이다. 주문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물류 센터에 공유되고, 정교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통해 익일 새벽 매장 앞까지 배송되는 과정이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됐다. 이는 소규모 외식 사업자에게도 대기업 수준의 체계적인 공급망을 제공함으로써, 단순 유통을 넘어선 CJ프레시웨이가 추구하는 '진정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면모를 각인시켰다.
이번 박람회는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식자재 유통업을 온라인과 데이터 중심으로 확장하려는 CJ프레시웨이의 전략적 고민이 짙게 묻어났다. 기자가 직접 체험한 ‘간편 주문 비서’는 AI가 짠 식단에 필요한 식재료를 자동으로 장바구니에 담고, 과거 주문 내역을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제안했다. 실제 영양사가 설계한 식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해당 서비스는 올해 4분기 CJ프레시웨이의 '온리원 푸드넷'에 정식 도입될 예정이다.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는 “식자재 유통 산업은 데이터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이번 박람회는 CJ프레시웨이가 보유한 물류 인프라와 디지털 역량을 결합한 미래 혁신 모델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와 협력해 고객 중심의 유통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푸드 비즈니스 파트너 역할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