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韓日구원투수…'노재팬' 넘어 명동점 세 번째 입성 '만지작'

2026.04.29 14:05:34

'노재팬'에 울고 '코로나'에 폐점했던 명동 재도전
"과거 영광에 집착"…임대료 상승 등 비관적 전망도

[더구루=김현수 기자] 유니클로가 다시 명동의 문을 두드린다. 한때 '노재팬'의 파고와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고 2021년 야반도주하듯 명동을 떠난 지 5년여 만의 재도전이다. 그 중심에는 실전형 야전사령관으로 꼽히는 한일 공동대표, 이른바 '구원투수'들이 있다. 유니클로의 명동 복귀를 두고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갇힌 무리수"라는 우려와 "부활을 알리는 전략적 승부수"라는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한국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는 올해 명동점 재오픈을 목표로 세부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명동점은 유니클로 입장에선 아픈 손가락으로 평가된다. 앞서 2007년 이어 2011년 두번의 진출로 국내 패션 브랜드 매출 1조원을 최초로 돌파하며 한국인이 사랑하는 SPA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거침없던 행보는 2019년 한일 경제 갈등의 '노재팬' 운동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급기야 본사 임원의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실언은 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고, 거침없던 매출 성장세는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유니클로에게 이후 5년은 그야말로 '인고의 시간'이었다.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으며, 세계 2위 규모의 상징성을 지녔던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을 비롯해 전국 수십 개의 매장이 문을 닫아야 했다. '유니클로 완전 철수설'까지 거론될 정도로 위세는 꺾였고, 그 빈자리는 국산 SPA 브랜드들이 빠르게 채워 나갔다.


이번 복귀는 눈물을 머금고 철수한 명동 상권 내 세 번째 입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명동 재입성은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기 위한 유통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유니클로 내부 관계자의 얘기다. 


여기에 명동점은 지난 2024년 공동대표에 올라선 한일 두 대표의 합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당해 2월 부임한 쿠와하라 타카오 대표와 11월 합류한 롯데 출신 '유통 전문가' 최우재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내놓은 카드인 셈이다.


유니클로가 점 찍은 명동 르메르디앙호텔 1~3층, 총규모는 약 3200㎡로 조성된다. 새로 오픈하는 명동점에는 맞춤형 티셔츠 제작 공간 '유티미!(UTme!)', 수선·리사이클 서비스 '리.유니클로(RE.UNIQLO) 스튜디오', 온라인 주문 수령 '픽업 로커' 등 체험형 플래그십이 들어설 전망이다.

 

단순히 옷을 파는 매장을 넘어, K-패션의 성지가 된 명동에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하겠다는 구원투수 두 대표의 전략적 판단으로 읽힌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명동 재입성은 한국 유니클로의 실적 회복의 증표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동안 달라진 상권 리스크를 함께 떠 안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니클로가 철수한 5년여 사이 명동은 무신사 스탠다드, 마뗑킴 등 K-패션 브랜드들이 장악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들 브랜드로 쏠리는 상황에서 유니클로가 과거와 같은 집객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임대료도 부담이다. 엔데믹 이후 명동 공실률은 급감하면서 명동 핵심 상권 임대료는 가파르게 올랐다. 서울시 최신 발표에 따르면 명동거리 1㎡당 월 통상임대료는 17만3700원이다. 이를 신규 유니클로 명동점 규모(3200㎡)에 단순 대입해 보면 연간 임대료는 최소 7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니클로가 들어가는 르메르디앙 호텔은 명동 내에서도 핵심 입지로 실제 임대료는 이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크다.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매장을 130개까지 줄이며 내실을 다져온 유니클로에게 명동점의 높은 고정비는 다시 한번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명동점은 아직 오픈 전 단계에서 구체적인 전략 공개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김현수 기자 mak@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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