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한화생명이 중국 사업의 비중을 축소한다. 2012년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한 이후 계속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업 재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신(新)남방 시장에 더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중국 합작법인 중한인수보험유한공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최소 18억1800만 위안(약 312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합작사 파트너 저장동팡은 이 가운데 2억5040만 위안(약 430억원)을 출자하고, 한화생명은 이번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화생명의 지분율은 50.00%에서 24.99%로 낮아진다. 저장동팡은 50.00%에서 33.33%로 하락하지만 최대주주의 지위는 유지한다. 한화생명은 합작법인 설립 이후 꾸준히 증자에 참여하며 지분율 50%를 유지해 왔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2~4곳의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전략적 투자자의 지분율은 41.68%다. 상황에 따라 한화생명은 2대 주주 자리에서도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
앞서 저장동팡은 올해 초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한인수보험은 한화생명과 중국 저장성 국제무역그룹이 지난 2012년 12월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국제무역그룹은 지난 2018년 말 합작법인의 지분을 자회사인 저장동팡에 양도했다. <본보 2021년 1월 25일자 참고 : 한화생명 中 파트너, 자금 충전…합작사 덩치 키운다>
중한인수보험은 현재 개인 설계사, 방카슈랑스 채널 등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저장성에서 첫 영업을 시작했고, 2017년 장쑤성에 지역본부를 열며 영업망을 넓혔다. 최근에는 안후이성 지점 개소도 승인을 받으며 양쯔강 삼각주 지역 3개 성에 영업망을 구축했다.
다만 중한인수보험은 설립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의 순손실 규모는 △2012년 2080만 위안 △2013년 5641만 위안 △2014년 7356만 위안 △2015년 9274만 위안 △2016년 1억3400만 위안 △2017년 1억4200만 위안 △2018년 1억1900만 위안 △2019년 1억4584만 위안 등으로 매년 적자폭이 확대했다.
한화생명은 중국 사업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집중할 전망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한화그룹의 금융 사업을 이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문가 공을 들이는 시장이다.